연비 ℓ당 0.062㎞ 불과… 장거리 비행땐 18만ℓ 대량보관해야
항공용 가솔린, 이륙시 출력 · 가속력 뛰어나
이상연소 방지 위해 자동차보다 옥탄가 높아
접촉분해· 가스중합법 등 특수공정 거쳐 제작
![[알아봅시다] 항공유 연비와 특징](http://contents.dt.co.kr/images/201711/2017112402101832052001[1].jpg?var=3201 "[알아봅시다] 항공유 연비와 특징")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이번 달에 이어 다음 달에도 국제선 유류 할증료가 한 단계 더 오를 전망입니다. 국제선 유류 할증료는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0원'을 이어오다 10월과 11월에 이어 다음 달에는 최대 3만6000원으로 치솟을 예정입니다.
국제선 유류 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 별로 부과하며, 그 이하면 면제합니다. 항공유 가격은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지표(MOPS)에서 거래되는 전월 평균 가격을 적용해 결정합니다. 국내선 항공유는 관세(원유가격의 3%)와 석유수입부과금(ℓ당 16원), 공급가격의 10% 만큼 부가가치세가 추가됩니다. 국제선 항공유는 영세율을 적용해 관세와 석유수입부과금, 부가가치세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하지만 항공유를 주유하는 여객기의 연비는 가히 '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잉 747-400기의 경우, 최대 이륙 중량 상태에서 ℓ당 0.062㎞라는 연비를 기록합니다. 인천에서 뉴욕까지 비행하는 경우를 가정했을 때, 약 4만7000갤런(약 18만ℓ)가 소요되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장거리를 비행하는 여객기는 항공유를 대량으로 보관해야 합니다. 보잉 747-400기 기준으로 약 5만7000갤런(약 22만ℓ)의 항공유가 주입됩니다. 이와 같은 대량의 항공유는 대부분 날개 내부에 있는 셀 형태의 연료탱크에 보관됩니다.
드물게 장거리 비행을 위해 대량의 연료를 주입한 여객기가 이륙하자마자 기내 환자 발생 등의 긴급상황으로 회항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엔 곧바로 착륙하지 못하고 일정 구간을 돌게 되는데, 이는 최대 착륙 중량을 맞추기 위해 항공유를 배출하는 과정 때문입니다. 만약 최대 착륙 중량을 맞추지 못할 경우 랜딩 기어에 부담을 주어 착륙 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항공유를 버리는 구간을 선회하며 날개에서 항공유를 배출하는 것입니다. 높은 고도에서 배출된 항공유는 지면이나 바다에 닿기 전 대부분 증발하기 때문에 환경 오염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유는 등유와 생산공정이 거의 비슷하며 성분도 거의 같습니다. 대신 등유의 탈황 공정을 거치지 않으며, 운행 환경에 맞춰 다양한 첨가제를 섞습니다. 또 항공유는 항공기의 고도 변화에 따라 기온과 압력이 급변하는 특수 환경을 고려한 엄격한 규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엄격한 항공유 규격 가운데 제일 유명한 규격은 민간용 항공기에 주입하는 제트(Jet) A-1 규격, 미 해군 전투기에 주입하는 JP-5 규격, 미 공군 전투기 또는 헬리콥터에 주입하는 JP-8 규격입니다.
국내에서는 제트 A-1 규격과 JP-8 규격 등의 항공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두 종류의 항공유 제작 공정은 약간 다릅니다. JP-8 항공유는 제트 A-1 항공유에 여러 종류의 첨가제(주로 결빙방지제와 부식방지제)를 섞는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에서 단가가 상승합니다. 제트 A-1 항공유는 등유 유분에 첨가제를 섞어 만듭니다. 이처럼 제작 공정이 다른 이유는 전투기가 여객기보다 비행 고도가 훨씬 높고 가혹한 조건에서 비행하기 때문입니다. 또 JP-8 항공유는 비상시 경유를 사용하는 군용 자동차와 전차에도 주입할 수 있도록 제작해야 합니다.
항공용 가솔린은 옥탄가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비행기는 이륙 시 출력과 가속이 자동차 대비 월등해야 하며, 비행 도중 녹킹(Knocking. 망치 두드리는 소음이 발생하는 것) 등 이상 연소 발생으로 엔진에 문제가 발생하면 안전사고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항공용 가솔린은 자동차용 가솔린의 최대 옥탄가인 95보다도 높은 100 이상, 116 이상의 옥탄가를 보유해야 합니다. 이처럼 옥탄가가 높은 가솔린은 접촉분해법, 가스중합법 등 특수 공정을 거쳐 제작합니다. 옥탄가를 높이기 위해 메틸 삼차 뷰틸 에터(MTBE)나 알킬레이트(Alkylate)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도움말=에쓰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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