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득 ETRI 방송·미디어연구소장
![[포럼] 협업과 공유 `CPS공간` 만들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712/2017121502102251607001[1].jpg?var=5330 "[포럼] 협업과 공유 `CPS공간` 만들자")
이처럼 제4차 산업혁명에 의한 영향은 특정 산업에만 한정되지 않으며 전혀 새로운 형태의 사회·국가적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과 전기로 대표되는 2차 산업혁명에서 철저히 소외돼 약소국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정보화를 기반으로 한 3차 산업혁명에서는 발 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둘도 없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발생한 산업혁명들의 특성이 모두 다르지만 공통적인 것은 과학기술 성과의 축적과 규모에 따라 나라마다 우열이 가려졌다는 점이다. 선진국은 산업혁명의 성과를 앞선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약소국을 수탈하거나 시장화를 통해 이익을 누려왔다. 선진국의 과학기술 성과에 의한 차이는 앞으로도 당분간 우리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더구나 최근 중국이 인력과 지리적 관점에서 양적으로 무한대 자원을 투입함에 따라 그동안 우리나라가 상대적 우위에 있었던 여러 분야의 경쟁력이 위협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람 중심 인적자본 경쟁력을 제외하고는 선진국 대비 절대적 우위가 거의 없다 시피하다.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ICT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쟁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유리한 경쟁 환경을 만들고 우월한 성과를 내기 위한 협업과 공유의 장으로서 CPS 공간(Space) 구축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자원 투입에 대한 제약 없이 과거와 전혀 다른 시도도 가능하다. 디지털 재생산과 복제에 들어가는 비용이 실질적으로 거의 없기 때문에 상상하는 모든 것을 CPS 공간 안에서 미리 경험하면서 현실세계와 접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이처럼 CPS 공간은 실제 물리공간을 디지털화해 가상공간에 투영함으로써 시작된다. 지금까지 가상공간은 전적으로 컴퓨터에 의한 가상의 객체들에 의해 구성됐다. 새로운 공간에서는 가상공간에 더하여 카메라에 의해 획득된 실제 3차원 공간의 비디오가 결합돼 전·후, 좌·우, 상·하의 이동과 회전이 가능한 6개의 움직임 자유도를 갖는다. 그다음 현실물체를 모델링 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에 실제 데이터를 주입해 동작하는 CPS를 배치하고 연결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기회를 시험해본다. 시·공간 제약이 사라지고 재건설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공간에는 오직 우리의 창의력과 상상력만이 제약이 될 뿐이다.
더불어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높은 벽을 낮춰 이용자들이 쉽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실험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용자 의도에 따라 자신의 비즈니스 용도에 맞게 쉽게 쓸 수 있도록 필요한 데이터를 정하고 학습, 분석, 적용하는 전 과정을 만들어주고 이끌어 주는 인공지능 비서인 AHA(AI Help Agent)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연구개발이 선진국 경험을 모방하는 선형적인 것이었다면 이제는 방법론의 변화가 필요하다. 공유와 협업의 장으로서 CPS 공간이 이를 가능케 할 것이다. 지금까지 발 빠른 추격자로서의 성과 창출 방식을 뛰어 넘어야 한다. 선진국 대비 축적의 빈곤과 투입자원의 부족함에 기대어 우리의 미래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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