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수소차 보급률 저조에도
내년 10곳 추가구축 150억 확보
연 최소운영비 16억·충전도 무료
지속 운영땐 지자체 부담만 늘듯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정부가 2023년까지 300여개로 늘리기로 한 수소충전소 계획이 벌써부터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 내년에 10개 충전소를 늘릴 계획인데, 현재 차량 보급 추세라면 매년 수십억원의 세금만 증발할 것이란 관측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등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국내 수소충전소는 12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절반가량인 5곳은 연구시설 등에 설립돼 민간사용이 불가하다. 이에 따라 민간이 사용 가능한 충전소는 7곳이지만, 이 중 1곳은 운영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가동을 멈춰 사실상 6곳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내년에 추가로 10개의 충전소를 세우기 위한 보조금 150억원과 수소차 130대를 보급할 수 있는 35억7500만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수소차는 163대(올해 11월 기준)다. 환경부의 계획대로 수소차가 늘어나더라도 300여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수소충전소 1곳당 20여대의 차량을 수용하는 셈이다. 정부는 2023년까지 충전소 310개, 수소차 1만5000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수요가 적은 수소충전소가 운영 가능한 이유는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을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박진남 경일대 신재생에너지학부 교수는 "(수소충전소 운영에)유지관리비, 각종 세금, 검사비 5000만원과 안전관리책임자, 충전원 등의 인건비 7000만원을 더해 연간 1억2000만원(창원 팔룡 충전소 기준)의 운영비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내년 건립될 충전소까지 최대 16개소에는 매년 최소 16억원 이상의 고정 운영비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수소 가격이 책정되지 않아 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차량이 늘어나는 만큼 지자체가 부담할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수소충전소 구축 비용을 30억원(부지 매입 비용 제외)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국산화율이 100%에 육박하는 수소차와 달리 아직 40%에 머물러있는 저조한 충전소의 국산화율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 관계자는 "민간이 충전소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하면 자기 자본을 줄이려고 해 건립 가격도 20억~25억원 수준을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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