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권한 없어 단속 애로… 금연아파트 지정해 피해 줄여야
세대내 흡연 사적영역 규제 어려워
실효성 의문 … 규제 필요성 제기
층간소음과 함께 주민간 갈등 불씨
"비흡연자 사생활 침해" 금지 지적도
과반수 동의땐 금연구역 지정가능
복도 등 4곳 담배 피울수 없게 돼
![[알아봅시다] 아파트 층간 흡연 신고하면 경비원이 막을 수 있을까요](http://contents.dt.co.kr/images/201712/2017121802101876036001[1].jpg?var=2040 "[알아봅시다] 아파트 층간 흡연 신고하면 경비원이 막을 수 있을까요")
이에 정부는 관련 제도를 시행하면서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9월 이후 사업 계획 승인 신청을 통해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냄새나 연기가 다른 세대로 역류해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세대 내 배기구에 자동 역류방지 댐퍼를 설치하거나 단위 세대별 전용 배기덕트를 설치하도록 하는 배기설비 기준을 시행했습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달 31일 금연아파트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될 경우 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국민건강증진법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주민 간 마찰을 일으켰던 아파트 내 베란다와 화장실 등 층간흡연에 대한 규제는 제외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복지부의 정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내년 2월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층간흡연을 신고하면 관리사무소 직원이나 경비원이 실내 흡연이 의심되는 가구에 들어가 흡연 사실을 확인하면 금연 권고를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지만 실제 가능할 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경비원들 조사 권한 없어…실효성 떨어져=이번 정책의 핵심은 관리사무소가 층간 흡연을 막는 중재자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것인데 입주자들로부터 월급을 받는 경비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으로 나옵니다. 현재 아파트 계단이나 복도, 승강기 등 공용 공간은 이미 국민건강증진법에 간접흡연 피해방지 대책이 마련돼 있지만 발코니, 화장실 등 아파트 세대 내 흡연에 따른 간접 피해와 관련해서는 사적 영역이라는 이유로 규제가 쉽지 않았습니다. 관리사무소나 경비원이 자신들의 고용주인 입주민의 사적인 공간에 들어가서 사실관계를 조사할 만한 권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세대 내 흡연은 층간소음 문제와 더불어 아파트 주민 간 갈등의 불씨로 작용해왔고 실제 제도 시행이 잘 이뤄질 지는 의문이 든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상황입니다. 지난해 9월 3일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시작된 금연 아파트는 올해 9월 말 기준 모두 264곳이 지정됐으며 서울이 51곳으로 가장 많은데 흡연 단속 실적이 없습니다. 금연아파트 수가 전체 아파트수 대비 많은 것도 아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흡연이 끝난 상태라 단속이 어렵다는 게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나 경비원이 주민 간 분쟁을 실제로 중재할 수 있겠느냐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법을 통한 강력한 규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공동주택 집안에서의 흡연, 층간소음은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중재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닌 사회문제입니다. 현재의 법을 통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자기 집에서 피운다면 단속할 근거가 없을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면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층간소음의 문제도 소음을 유발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처음부터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공동주택건설 시 제시해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흡연자 혼자만 생활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따라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흡연행위는 흡연자에 대한 사생활 침해가 아니라 오히려 비흡연자에게 대한 사생활 침해입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의 흡연금지는 강제되어야 합니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는 폐암 발생 등 직접 흡연자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저도 주변 아파트의 흡연 때문에 이사를 고려해야 할 만큼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이야기해봤자 별로 소용이 없습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의 흡연금지는 반드시 강제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도 공동주택에서는 흡연에 취약한 연령층이 거주하기 때문에 단속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 금연아파트 지정으로 피해 일단 줄여야=일각에서는 금연아파트 지정으로 흡연 억제 효과가 일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속 건수를 떠나 긍정적인 이유는 금연구역 지정만으로도 자제하는 흡연자가 생각보다 많을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금연아파트신청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주민 과반수가 동의하면 금연아파트로 지정하고, 아파트 복도·계단·엘리베이터·지하주차장 등 4곳 중 일부 또는 전부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합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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