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정예린 기자]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해 이동통신사 및 알뜰폰 협회 관계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의 요금에 약 200분의 음성통화 제공과 1GB가량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기존 요금제보다 요금은 낮고 데이터 제공량은 많아 보편요금제를 도입할 시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 외에 상당수가 보편요금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이통사와 알뜰폰 업체들의 즉각적인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22일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는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5차 회의에서 보편요금제에 관련한 각각의 입장을 듣고 토론을 진행했다. 이 회의에는 이통사와 알뜰폰협회를 비롯해 소비자와 시민단체, 제조사와 유통협회 총 6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정부가 보편요금제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특히 이날 토론은 보편요금제 도입의 의도를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정부와 도입에 반대하는 이통사의 핑퐁게임이 이어졌다.
이날 정부는 이통사들의 경쟁이 고가요금제에만 집중되고 저가요금제 사용자의 혜택은 늘지 않아 차별이 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이 시장의 실패이며 소비자의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아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정부는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보편요금제를 도입하기 위해 1위 이통사업자가 보편요금제를 출시하도록 강제하는 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통사는 이에 반해 보편요금제가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왔던 시장경쟁 활성화라는 기조에 역행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보편요금제를 도입하면 이통사의 경영악화를 초래해 5세대이동통신(5G) 등의 투자에 대한 위축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뜰폰협회 또한 보편요금제 도입 시 알뜰폰의 어려움이 크게 가중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보편요금제를 도입하면 알뜰폰의 주력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층과 겹쳐 사용자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날 알뜰폰협회는 보편요금제 대신 알뜰폰 활성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알뜰폰사업자의 전파사용료를 감면하는 등의 특례를 제안했다.
반면 소비자와 시민단체는 사용자의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보편요금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소비자 시민단체는 보편요금제가 이통사들이 소극적이었던 저가요금제의 경쟁을 강화하고, 기존 요금제까지 순차로 인하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의견을 펼쳤다. 또 현재 보편요금제로 제시된 제공량을 보다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유통협회와 제조사는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는 정도의 의견을 내는 데 그쳤다.
한편,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의 6차 회의는 내년 1월 12일에 열릴 예정이며 보편요금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정예린기자 yeslin@dt.co.kr
22일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는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5차 회의에서 보편요금제에 관련한 각각의 입장을 듣고 토론을 진행했다. 회의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보편요금제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