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후 게임 인식만 안 좋아져 … '청소년 수면권 확보' 의문
'폐지 vs 유지' 수년째 대립 팽팽
"청소년 수면권 침해"주장서 출발
시민단체 제안 촉구속 입법 활발
업계 '그린캠페인' 자정활동 대응
"모바일게임탓 이용시간 안 줄어"
시행 6년째 실효성 논란만 커져
![[셧다운제 6년] 시작은 ‘청소년 수면권 확보’이 이유였는데…](http://contents.dt.co.kr/images/201712/2017122602101831102001[1].jpg?var=4822 "[셧다운제 6년] 시작은 ‘청소년 수면권 확보’이 이유였는데…")
최근 청소년이 심야시간에 온라인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셧다운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커지면서 이 규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강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입니다. 여성가족부가 이를 청소년보호법 제26조 제1항으로 도입해 2011년 11월 20일부터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최근 청소년이 심야시간에 온라인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셧다운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커지면서 이 규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강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입니다. 여성가족부가 이를 청소년보호법 제26조 제1항으로 도입해 2011년 11월 20일부터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이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측과 유지해야 한다는 측의 주장의 첨예한 대립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게임 업계는 셧다운제가 국내 게임산업을 위축시키고 있어 산업 진흥을 위해 이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반면, 셧다운제 소관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게임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특히 게임업계는 셧다운제가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게임을 여가 문화 콘텐츠로 보지 않고, 중독물이나 유해물로 보는 부정적 시각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규제를 낳았다는 것입니다.
셧다운제는 게임 때문에 청소년의 수면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에서 출발했습니다.
2004년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한국청소년마을과 함께 개최한 '청소년의 수면권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 포럼'에서 청소년들의 수면권을 빼앗는 원인 중 하나로 온라인 게임이 지목됐습니다. 이와 함께 청소년 수면권 확보 위해 온라인게임 이용시간 제한할 것을 촉구하며 '셧다운제'라는 규제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청소년보호위원회와 관련 단체들은 포럼 이후에도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조사 결과를 계속해서 내놨고 업계에선 온라인 게임 이용을 강제 차단하는 장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 이어졌습니다.시민단체의 연구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국회에서는 관련 입법 활동이 전개됐습니다. 2005년 한나라당 소속의 김재경 의원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청소년 온라인게임접속을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업계와 문화관광부가 '과잉규제'라며 반발하자 김재경 의원실에선 "업계 스스로 눈에 띌만한 조치를 취한다면 굳이 셧다운제를 도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한발 물러섰고 결국 한나라당은 이를 폐기했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은 2008년 7월 또다시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 업체의 게임 서비스의 제공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고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그 업체를 1000만원 벌금 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된다는 게 골자입니다.
두 달 뒤 게임업계는 학부모가 자녀들의 게임 이용을 적절히 지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건강한 게임문화 진흥을 위한 자율규약'을 시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자정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규약은 장시간 게임 이용 시 경고 문구를 띄운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업계의 자정 노력에도 셧다운제 관련 발의는 계속됐습니다. 2009년 4월엔 최영희 민주당 의원이 이 규제를 포함한 청소년보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청소년 본인 또는 친권자 등의 요청이 있는 때 인터넷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선택적 셧다운제'가 최 의원 발의 법안의 핵심입니다.
이에 업계는 그해 6월부터 연말까지 게임 과몰입 예방교육 활동을 전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그린게임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자정 노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대응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이듬해 4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최 의원, 김 의원이 발의한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안을 처리했고, 이후 문체부와 여가부의 부처 합의 과정을 거쳐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온라인게임접속을 차단한다'는 내용의 조정안이 마련됐고 이를 담은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011년 4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돼 지금의 셧다운제가 시행된 것입니다.
진통 끝에 셧다운제를 시행한 지 6년이 지난 현재, 이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규제를 도입한 이후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해 산업이 더욱 위축됐을 뿐 아니라, 규제 도입 취지였던 '청소년의 수면권 확보'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최근 한국행정학회가 개최한 '청소년 게임 이용시간 제한제도 입법영향평가 정책 토론회'에서 조문석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셧다운제는 적용 대상 청소년의 심야시간대 온라인게임 이용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는 데다, 모바일 게임 등을 이용하는 시간이 증가해 실제 게임이용시간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지난 2~3월 만 10~21세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 학부모 1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 것입니다.
조 교수가 조사 대상 중 게임을 이용한다고 답한 중학생 452명을 대상으로 심야시간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물은 결과(중복 답변 허용), 모바일게임을 한다고 응답한 이들이 28.8%에 달했다. 자율학습을 한다는 응답은 21.5%에 달했고, 학원에 간다는 응답은 6.6%로 나타났다.
이처럼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 들어 문체부가 게임규제개선협의체를 발족하고 셧다운제 실효성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개선 완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터라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받는 상황입니다. 최근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소년보호법 중 셧다운제와 관련된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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