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교수 공동연구팀 기술개발
국내 연구진이 플라즈마로 음식물 속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총장 신성철) 물리학과 최원호 교수와 서울대 조철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대기압 저온 플라즈마를 통해 페트병이나 음식물 등에 존재하는 대장균, 박테리아 등 일명 '바이오 필름'을 손쉽게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플라즈마는 '제4의 상태'로 불리는 물질의 형태로, 강한 힘으로 전자, 이온 등으로 입자들이 나뉜 상태를 말한다. 번개도 플라즈마의 일종인데, 번개를 통해 공기 중 질소가 질소화합물이 돼 땅속으로 스며들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 이처럼 플라즈마를 환경이나 생의학 분야에 활용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플라즈마를 물에 처리해 수용액으로 만들어 바이오 필름을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바이오 필름은 대장균, 살모넬라, 리스테리아 등 유해한 미생물이 겹겹이 쌓여 막을 이룬 형태를 말한다. 바이오 필름에서는 박테리아 균들이 보호막을 만들기 때문에 한번 형성되면 일반적인 방법으로 제거하기 어렵다.
플라즈마 활성수를 생산하면 과산화수소, 아질산 이온, 오존, 활성산소, 수산기 등 다양한 화학종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 중 수산기가 다른 활성종에 비해 100배에서 1만 배 낮은 농도임에도 불구하고 산화력이 높아 바이오 필름 제거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오존, 과산화수소, 아질산 이온 등에도 바이오 필름을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이 있음을 정량적으로 증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플라즈마로 수산기를 최대한 많이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최원호 교수는 2013년 플라즈마 발생이 가능한 포장재를 개발해 교원창업 기업인 '플라즈맵'에 기술을 이전한 바 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플라즈마 제어 기술과 플라즈마와 미생물 간 물리화학적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의학, 농업, 식품 분야에서의 플라즈마 기술의 활용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인터페이시스'(ACS Advanced Materials & Interfaces)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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