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정당들 '이슈선점' 경쟁
당 존립 기반 흔드는 위기감 반영
바른미래, 전주서 첫 최고위회의
문재인 정부·산업은행 역할 강조
민평당은 노조원 대표단과 면담
비용지출 의혹… 정부 책임 부각
민주당, 야당 공세 차단 TF회의
부품업체들 만나 애로사항 청취
연합뉴스
여야가 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 문제에 대한 '이슈 선점'을 위해 호남으로 집결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은 모두 호남 지역이 주요 지지 기반이다. 6·13 지방선거를 넉 달 앞두고 터진 군산공장 폐쇄 문제가 지방선거 승패는 물론 이후 당의 존립 기반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야당은 정부·여당의 책임론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고 여당은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는 한편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19일 창당 후 첫 공식 최고위원회의를 전북 전주에서 개최했다. 당초 군산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공장 조업이 중단돼 최고위 장소를 전주로 변경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이날 전주 전북도회의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는 GM 본사의 탐욕과 금융감독의 방관, 정권의 무능이 빚어낸 일자리 대참사"라고 말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도 "GM공장 폐쇄로 군산과 전북 경제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문재인 정부와 산업은행은 (한국GM에 대한) 대주주의 권리를 즉각 행사해 그동안 경영에 문제가 없었는지 엄격한 실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평화당은 군산공장 폐쇄 문제를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부실한 권한 행사와 연계해 산은의 책임을 추궁하기로 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실에서 GM 군산공장 노조원 대표 4인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최경환 대변인이 전했다.
최 대변인은 "대주주인 산은은 한국GM이 흑자가 나지 않는 사업을 하는 동시에 연구개발비·운영비에 엄청난 비용을 지출한 의혹들이 있음에도 지분 3% 이상인 주주에게 주어지는 장부열람 등의 권한 행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산은의 지분은 곧 정부의 지분인 만큼 국회가 열리는 대로 이를 따져 묻겠다"고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GM 자체가 철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문재인 정부에 위기관리 능력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민주당도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민주당은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두 야당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TF(태스크포스) 회의를 개최했다.
민주당 '한국GM 대책 TF'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한국GM의 부품업체 모임인 협심회 관계자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번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 GM은 두 차례 산은과 맺은 협약을 통해 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약속과 달리 독자생존능력을 고사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정부·여당은 지역 경제와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경영구조 개선이라는 일관된 원칙과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