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달부터 금리 인상 관측
27일 한은 금통위 결정에 촉각
물가상승 압력 낮아 완화 유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다음주 열리는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여부 결정에 신중을 기하기로 한 만큼, 당분간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2016년 6월에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린 이후 줄곧 최저금리를 유지해 오다, 지난해 11월에 연 1.50%로 인상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에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총재 교체를 앞두고 27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금통위는 4월과 5월에 열린다.
최근 국내 경기지표는 수출이 양호한 모습인 데다, 내수도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경기 개선에 글로벌 경기도 호조를 이어가면서 앞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초 물가상승에 따른 기저효과로 당분간 낮은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1.5%, 하반기 1.8%로 보고 있다. 연간으론 올해 1.7%, 내년에는 2.0%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달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아 정책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한은 총재가 교체된 직후에 열린 금통위에서는 통화 정책을 변경한 적이 없어 4월 금통위에서도 동결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발 금리인상 기조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당장 다음달을 시작으로 6월, 12월 등 모두 3∼4차례 에 걸쳐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물가지표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에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3%는 물론, 전월 상승률인 0.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달 미국 내 CPI가 시장의 전망치보다 높게 나오는 등 물가 인상 기조가 확인되면서 금리 인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한 물가 상승 흐름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올리면 한미 간 금리역전이 현실화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은이 계속 금리를 동결할 경우, 한미 간 기준금리 폭은 더 벌어져 해외 투자자들의 이탈도 우려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 총재 교체 관련 시기가 맞물려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금리 결정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미국의 상황과 우리나라 경기 지표 등 상황을 보고 금리인상 시기를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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