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출고대수 쌍용차보다 적어
SUV 에퀴녹스 조기 투입 절실
GM본사, 뚜렷한 해법 제시 못해
GM 본사의 한국지엠에 대한 경쟁력 있는 신차 배정 문제가 뚜렷한 해법을 내지 못하고 있다.
GM이 정부와 산업은행 등과 투자 지원 문제를 놓고 협의하는 상황이지만, 이러는 새 군산 공장 폐쇄 결정 여파로 한국지엠의 신차 판매가 이미 반 토막이 나고 있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미 이달 중순 이후 한국지엠 판매점의 차량 구입 문의가 급감하는 등 한국지엠 사태를 돌파할 수 있는 신차가 조속히 투입되지 않으면 더 깊은 침체 수렁으로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지엠은 지난해까지 하루 평균 400∼500대의 계약이 이뤄졌지만, 지난 13일 GM의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하루 평균 차량 계약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나빴던 날은 하루 차량 계약이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인 150대로 감소한 날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 사태를 단기간에 해결하지 않으면 내수 판매 부진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국내 판매 3위였던 한국지엠의 올해 2월 1∼20일 출고 대수도 4000대 수준에 그쳐 4위인 쌍용자동차(4100대)보다 뒤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사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는 한국지엠 노사 임금단체협상의 조속한 타결과 함께 미국으로부터 수입키로 한 GM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퀴녹스의 3월 조기 투입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와 산업은행 등은 GM 본사의 신차 배정 계획, 장기 투자계획 등 장기 경영계획 제출 등을 요구하면서 예상보다 사태가 장기전으로 갈 공산이 커졌다.
GM 측은 정부에 유상증자 참여, 담보 제공, 한국 공장의 외국인투자 지역 지정 등을 요구하면서도 최소한 3∼4년 뒤까지 먹고 살 수 있는 뚜렷한 신차 배정 계획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은행도 장기발전 계획이 세워지지 않으면 이번에 지원하더라도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GM 측은 정부 지원을 전제로 새 차 2종을 앞으로 부평과 창원공장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새 차종이 기존에 생산되던 트랙스와 스파크의 후속 모델이어서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판매를 보면 전체 52만대 가운데 소형 SUV인 트랙스가 27만1025대, 스파크가 14만1634대로 두 차가 거의 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차종의 후속 모델 투입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 한국에서 생산되지 않았고 신흥 시장 등에 파고들 수 있는 소형 크로스오버차량(CUV)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배정하고, 주요 차급별로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신차를 국내 시장 상황에 맞게 신속하게 수입 판매해야 한국지엠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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