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굳게 닫힌 군산 지엠공장… 곳곳 ‘폐쇄철회’ 현수막만

[ 김양혁 기자 mj@ ] | 2018-03-13 14:50
봄도 비껴간듯 한산하고 싸늘
곳곳 '폐쇄 철회' 촉구 현수막
바리케이드로 굳게 닫힌 정문
시설점검 등 최소 인원만 출근
군산지역 전체가 터널에 갇힌듯


[현장] 굳게 닫힌 군산 지엠공장… 곳곳 ‘폐쇄철회’ 현수막만

봄이 왔지만, 전라북도 한국지엠 군산 공장엔 싸늘한 공기가 여전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놓고 극명하게 입장 차를 보이고 있어 사태의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군산 공장 정문이 바리케이드로 굳게 닫혀있다.

[현장] 굳게 닫힌 군산 지엠공장… 곳곳 ‘폐쇄철회’ 현수막만

전북 군산 지역 곳곳에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계절이 돌아 봄이 왔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옷차림새도 부쩍 가벼워졌지만, 폐쇄 결정이 내려진 군산 국가산업단지 내 한국지엠 공장 주변은 여전히 싸늘했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이 정상화를 위해 산적한 사안의 단추를 하나씩 맞추고 있지만, 이곳만은 예외다. 13일 한국지엠이 정부에 신청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에서도 군산공장은 빠졌다. 내부 검토 결과, 부평과 창원공장을 제외한 군산 공장은 사업 지속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찾은 한국지엠 군산 공장 정문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바리케이드로 굳게 막혀있었다. 자동차 공장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공장 가동률은 이미 20% 밑으로 떨어졌고, 특근이나 잔업은 남의 얘기다.

공장 정문 입구 오른쪽 주차장에는 쉐보레 엠블럼을 달고 있는 차들이 드문드문 서 있었다. 공장 입구 보안 담당자는 "아직 공장으로 출근하는 인원이 있기는 하다"면서 입구로 들어오는 차량을 확인 후 바리케이드를 치워주고는 입구 사무소로 발길을 재촉했다. 현재 공장에선 시설 점검과 사무직 등 최소 인원만 출근하고 있다.

마침 주차장으로 차 한 대가 들어왔다. 얼마 전 회사가 시행한 희망퇴직 신청자였다. 이제는 회사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로 차량을 타고 들어가진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회사가 약속한 자녀 학자금 지원 관련 서류를 내기 위해 왔다"고 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수없이 다녔을 길 앞에서 이제 그는 '외부인'이 됐다.

공장 주변뿐 아니라, 군산 지역 전체가 '한국지엠 사태'로 어두운 터널에 갇힌 느낌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공장 폐쇄 이후 후유증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악몽을 경험하고 있다. 지역 내 100m 간격으로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경제단체 등의 현수막이 봄바람에 살랑거리고 있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태는 정치인들에 좋은 '먹잇감'이 돼 버렸다. 이미 폐쇄 결정이 내려진 공장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현수막도 눈에 들어왔다.

회사 노조 역시 군산공장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올해 임금단체교섭은 4차례 진행됐지만, 진전은 없다. 공장 폐쇄 철회 의사가 전혀 없는 회사와 노조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측이 성과급 미지급, 임금 삭감 등을 골자로 제시한 교섭안 역시 노조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오는 15일 예고된 84차 지부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결정하면 양측 교섭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의 일방적 공장 폐쇄 결정과 교섭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폐쇄 결정 철회를 계속해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김양혁기자 mj@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구독 신청: 02-3701-5500




DT Main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