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개헌안 발의 대신 국회 제안해달라" 대통령 개헌안 발의는 반대
국회 총리추천제 등 여야의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 갈등에 중재안 제시
정의당이 원내 5개 정당이 모두 참여하는 새로운 헌법개정 논의기구인 '5당 10인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했다.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앞두고 개헌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정의당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 개헌안 발의 대신 국회 제안 △원내 5당이 참여하는 협의회 △국회 총리추천제 등 '개헌 성사를 위한 3대 제안'을 내놨다.
정의당은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준비하고 있는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가 아닌 국회에 제안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을 요청했다. 정의당 역시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심 의원은 간담회에서 "국회의 헌법개정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권을 활용해 지난 대선에서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통령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개헌안 발의는 오히려 개헌을 좌초시키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정의당은 국회가 주도하는 개헌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게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5당 10인 정치협상회의'를 만들자고 했다. 주요 쟁점들에 관한 기본 방향 합의를 전제로 국회주도 개헌의 세부 일정표를 정하고, 국민에게 책임감 있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자는 주장이다. 심 의원은 "21일은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 개헌 로드맵'을 발표하는 날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정의당은 교섭단체를 꾸리지 못한 소수정당이라 개헌 논의에서 배제돼 왔다. 하지만 최근 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꾸리기로 했기 때문에 교섭단체로서 개헌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정의당은 공동교섭단체를 정식 출범하기에 앞서 개헌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의당은 이와 함께 개헌의 주요 쟁점인 정부형태와 선거제도, 개헌시기에 대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권력구조의 핵심쟁점인 정부형태는 여당이 주장하는 대통령 4년 연임제와 야당이 주장하는 혼합정부제(이원집정부제)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의당은 대통령제와 조화를 이루면서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국회 총리추천제를 제안했다. 여당이 국회 다수파를 구성해서 국회의원 중에서 국무총리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방식이다. 심 의원은 "국회 추천으로 임명된 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국정을 통할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추천한 국회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책임총리, 책임장관을 제도화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이자 야당들이 주장하는 의회중심제의 성격을 반영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서는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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