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조기 협상 예정속 의견충돌
"RS 비율 높다" vs "매년 인하"
알뜰폰 일부선 원가 기반 제안
[디지털타임스 정예린 기자] 정부가 올해 알뜰폰의 망 도매대가 협상을 연말까지 끌고 간 지난해보다 앞당기기로 한 가운데 알뜰폰 업계와 망을 제공하는 이동통신 업계 간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특히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에 따라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고 주장하는 알뜰폰 업계와 수익 감소를 우려하는 이동통신사 간 임장차가 커 지난해처럼 장기화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과 이통사는 망 도매대가를 산정하는 방식을 두고 벌써 대립하고 있다. 알뜰폰의 망 도매대가는 음성, 문자,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정산하는 종량제(RM) 방식과 매출의 일정 비율을 이통사에 내는 수익배분(RS) 방식이 있다.
알뜰폰 업계는 상당수 LTE 요금제의 경우 RS 방식을 따르고 있어 알뜰폰 입장에서 매출 일부를 고정적으로 이통사에 줘야 해 부담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이통 업계는 LTE망을 빌리는 알뜰폰의 경우 RM 또는 RS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가 출시한 LTE 요금제의 60~70%는 RM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CJ헬로의 '조건없는 USIM 1G', 아이즈비전의 '알뜰15' 등이 RM 방식으로 산정되는 요금제다.
RS 방식의 수익률에 대한 양측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현재 RS 도매대가의 경우 40~55%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너무 높다고 주장한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지난달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간담회에서 RS 산정기준을 정확하게 명시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도매대가 산정은 정부와 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 간 협상으로 이뤄진다. 이에 대해 한 이통사 관계자는 "매년 인하해 왔으며 이미 기존 대가보다 많이 인하된 상태"라고 항변했다.
실제 RS 도매대가는 2016년 평균 56.4%에서 지난해 49.2%로 7.2%포인트 낮아졌다.
논란은 RS 방식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알뜰폰 업계가 RS 방식 보다 선호하는 RM 방식에서도 양측의 의견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알뜰폰 업계는 이통사로부터 사오는 데이터의 도매대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통사들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태블릿PC와 스마트 기기의 데이터 원가보다 높다는 게 이유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에 내는 데이터당 도매대가는 1MB당 4.51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통사는 도매대가를 특정 요금제와 비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RM 기준에 따라 평균 소매가에서 일정 부분 할인율을 적용해 산정하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일부에서는 원가 기반(Cost-plus) 산정 방식을 제안했다. 원가기반 방식은 망 원가에 일정 이익을 더해 산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이를 위해서는 전기통신사업법 및 고시 개정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통사와 산정방식 등이 논의된 바가 없어 도입이 현실적으로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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