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유출 논란 일단락
수원지방법원도 삼성전자의 기흥·화성·평택 반도체 공장에 대한 보고서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반도체 핵심기술 정보를 담은 고용노동부의 보고서는 법원의 최종 행정소송 판결 전까지 공개가 금지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행정3부(당우증 부장판사)는 이날 삼성전자가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 등을 상대로 낸 기흥·화성·평택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정보 부분 공개 결정 취소 소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법원의 최종 행정소송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해당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내용을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 고용부는 오는 20일 이 보고서를 해당 공장의 산업재해 근로자의 이해 관계자뿐 아니라 제3자에도 공개할 예정이었다.
이에 앞서 대전지법과 대구지법도 삼성전자의 온양, 구미 공장에 대한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정보 공개 취소 소송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또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역시 삼성 반도체 공장에 대한 정보공개 취소 행정심판 본안 심리에 들어가 이르면 내달 결론을 낼 예정이다.
그러나 법원이 삼성전자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만큼, 고용부는 권익위 행심위 본안 판정에서 승리해도 법원의 최종 판결 전까지는 보고서를 공개할 수 없다. 또 삼성전자가 수원지법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하더라도 항소, 상고할 수 있기 때문에 최종 법원 판결은 내년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재계의 관심은 고용부가 추진 중인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건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 법안에는 모든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고용부에 제출하고, 기업이 비공개를 요청할 경우에도 대체 명칭 등으로 기재해야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재계와 학계, 노동계 일각에서는 이 법안이 절차나 내용 상에 문제가 많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MSDS의 고용부 제출 건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얼마든지 제3자에 공개될 수 있어 핵심 기술이 그대로 노출될 우려가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환경부가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만큼 굳이 중복으로 규제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권도 보장하면서 동시에 일자리도 늘릴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