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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전 세계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

김지섭 기자   cloud50@
입력 2018-05-10 18:00

항생제의 역습, 오남용땐 슈퍼박테리아에 속수무책
2050년까지 매년 1000만명 사망 예측 … 암보다 많은 수치
경제적 손실 약 100조달러 달해… WHO 등 국제공조 촉구


[알아봅시다] 전 세계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
[알아봅시다] 전 세계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

항생제 내성 문제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은 세균이 항생제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서, 점차 항생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내성이 있는 세균만 살아남아 증식하며 내성균이 만연하게 됩니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면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줄어들고, 소위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면 치료할 항생제가 없게 됩니다. 단순한 상처만으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으며, 오늘날 흔히 이뤄지는 수술, 항암치료 등 각종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감염을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영국 경제학자이자 재무성 차관인 짐 오닐은 항생제 내성 확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2050년까지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1000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이는 현재 암으로 죽는 이들의 수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경제적 손실 예상액은 약 100조달러(한화 약 10경원)에 달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 문제가 인류 건강의 위협 요소로 부각되자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적인 공조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항생제 신약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연구개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민관 협력 플랫폼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항생제 연구개발 비영리 국제기구(GARDP)도 그 중 하나입니다.


◇항생제 개발 돕는 'GARDP'…2억7000만유로 모금=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GARDP는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WHO와 소외 질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제기구 DNDi가 지난 2016년 공동으로 설립했습니다. GARDP는 국가 및 민간부문으로 펀딩을 받은 후 수행하는 프로젝트에 일부 자원을 지원하고, 전문가 구성과 네트워크, 임상 등 항생제 연구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GARDP는 신생아 패혈증·성병·소아용 항생제 플랫폼 구축·과거 항생제 연구개발의 지적자산 또는 물질 복구 등 4개의 R&D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항생제 개발 전문기업과 공동으로 임질 신약의 3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GARDP는 약 6400만유로의 펀딩을 지원받았으며, 오는 2023년까지 계획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약 2억7000만유로(약 3600억원)를 목표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GARDP가 추진하는 항생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업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회원사에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협회는 국내 제약사가 GARDP 등 민관 협력 파트너십에 참여하면 항생제 연구개발의 비용을 절약하고, 글로벌 연구개발 역량을 키워 혁신 신약의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공공보건 증진에 기여해 기업의 사회공헌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항생제 사용 줄인다"…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추진=우리나라도 항생제 내성 문제에서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가 세계 76개국의 항생제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2015년 항생제 소비는 17위로 비교적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 및 내성률은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4년 기준으로 하루 동안 1000명 중 31.7명이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산출 기준이 유사한 12개국의 평균보다 35% 많은 수치입니다. 항생제 내성률도 인체 및 가축 모두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알균 반코마이신 내성률의 경우 한국은 36.5%에 달하며, 영국 21.3%, 독일 9.1%, 프랑스 0.5%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닭의 대장균 플로르퀴놀론계 내성률도 한국은 79.7%에 달하는 반면 덴마크는 6%, 일본은 5.4%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도 지난 2016년부터 항생제 내성을 관리하기 위해 '국가 항생제 내성관리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2015년 대비 항생제 사용량을 20% 줄이고, 감기를 포함한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계획입니다. 호흡기질환 항생제 처방률과 황색포도알균 메티실린 내성률도 각각 20%씩 줄일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 항생제 적정성 평가 강화 △항생제 사용지침 확산 △감염에 취약한 진료 환경 개선 △의료기관 감염관리 지원 △임상 감시체계 강화 △항생제 사용량 모니터링 강화 △일반 국민 대상 인식개선 △범부처 추진체계 구축 △항생제 내성 해결 위한 국제 공조 강화 등을 중점 과제로 두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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