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퍼붓고도 또 추경에 올인… “기업 옥죄는데 채용하겠나”

[ 조은애 기자 eunae@ ] | 2018-05-16 18:00
제조업 불황·최저임금 인상 여파
상용근로자·실업률 등 지표 최악
"재정지원 일자리 단기처방보다
기업환경 개선… 고용 유도해야"


11조 퍼붓고도 또 추경에 올인… “기업 옥죄는데 채용하겠나”

지난 4월 취업자수 증가율이 3개월 연속 10만명대에 머물면서 고용사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일자리 창출을 견인했던 제조업 부문의 취업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고용쇼크'가 장기화 될 것이란 지적이다. 16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본청에서 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유동일기자 eddieyou@


11조 퍼붓고도 또 추경에 올인… “기업 옥죄는데 채용하겠나”



고용쇼크 장기화… 전문가 진단
고용쇼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대책으로 추진 중인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무려 11조원 가까운 정책자금을 쏟아붓고도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는커녕 시장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면서 경제관료들도 딜레마에 봉착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경과 같은 단기 처방에 기대기 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기업 스스로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하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6일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 지표를 보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3개월째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대에 머물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제조업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상용근로자 수, 실업률, 청년 실업률 등의 모든 항목이 좋지 않다.

고용률은 60.9%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고, 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6%로 보합세다. 실업자는 116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0명 감소했지만 올해 1월부터 넉 달 연속 100만명을 넘었다. 여기에 자영업자는 2000명 늘었고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1609만3000명으로 13만4000명 늘어났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재정지출을 통한 추경에만 '올인'하는 모양새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가 정상화하면서 3조 9000억원의 추경 심사가 한창이지만, 고용대책으로 재정투입 외에 별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물가상승률 대비 임금 상승률이 10배에 달해 자영업자와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추경으로 재정정책을 펼치는 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들이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경제정책의 틀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조원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창출팀장도 "최저임금에 가까이 있는 근로자가 많은 임시 일용직이 줄었다는 것은 최저임금 정책이 원하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추경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은 현재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을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신산업·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판단하고 있는 것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비경제활동 인구로 빠져 실업률에 잡히지 않는 인구까지 합치면 실제 실업률은 더 클 것"이라며 "각종 정책들이 기업들이 경영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면서 신규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추경 심사도 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 안대로 통과 될지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실제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지난해 일자리 추경 11조원과 역대 최대 일자리 예산인 올해 19조2000억원을 갖고서도 또 추경을 요청한 것에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경제 구조 개혁과 규제 철폐 그리고 기업 활성화 정책 등 근본적 해결책은 외면하고 당장 눈앞의 문제만 세금을 퍼부어 땜질식 처방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은애·황병서기자 eunae@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