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블록체인 `기회의 땅` 잡아야

[ ] | 2018-05-16 18:00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

[포럼] 블록체인 `기회의 땅` 잡아야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


한국은 금융후진국에다가 핀테크 후진국이다. 중국은 금융후진국이지만 핀테크 후진국에서는 벗어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핀테크 이용률이 중국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한국기업은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 35위) 1곳뿐이다. 과도한 금융 규제가 핀테크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 것이다. 한국의 핀테크 평균 이용률은 32%로 전 세계 20개국 평균(33%)과 비슷하다. 이는 핀테크 이용률이 가장 높은 중국(69%)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우리 정부와 관계 당국은 이러한 상황을 잘 인식해야 한다.

국내 암호화폐공개(ICO) 기업과 암호화폐 거래소가 줄줄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 국내 ICO가 막히자 '탈(脫) 한국' 러시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100여개 기업이 해외에서 ICO를 단행했다. 법인세를 포함해 해외로 나간 기회비용만 약 1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3세대 블록체인 코어 개발 효과를 고려하면 1000조원 규모에 이르는 시장에 접근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ICO 기업과 암호화폐 거래소의 이전 국가는 ICO가 다소 자유로운 싱가포르, 스위스, 홍콩, 스웨덴, 에스토니아, 지브롤터 등이다.



한국계 기업인 보스코인은 2017년 6월에, ICON은 2017년 8월에(1000억원 유치), Hdacs는 2017년 12월에(3000억원 유치) 각각 스위스에 ICO와 블록체인 사업을 위한 재단을 설립했다. 메디블록은 2017년 12월에 지브롤터에 재단을 설립했다. 글로스퍼는 홍콩에 재단 설립했으며, 조만간 글로스퍼 재팬을 오픈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개발 자회사인 그라운드X를 일본에 설립했고, 네이버는 2018년 1월 핀테크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을 일본에 설립했으며, 일본 정부에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 허가 신청을 했다. 블록체인 사업을 위해 국내기업들은 언제까지 외국을 헤매야 하나.
2016년에 2700억원이고, 지난해 3700억원 규모였던 전 세계 블록체인 기술 산업 시장 시장 규모(암호화페 거래시장을 제외)는 올해에는 5200억원 규모로 2년새 거의 2배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2022년 12조원으로 지난해의 3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2025년에는 무려 21조원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를 투기로만 봤던 미국 제도권 금융의 시각도 바뀌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 시각은 어떤가. 과도한 규제를 풀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암호화폐 투자와 ICO에는 리스크가 커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을 사업화하는 것을 무조건 막아서는 안된다. 우리 앞에 큰 기회의 땅이 펼쳐질 수 있는데, 우리 정부는 이를 무조건 막고 있다. 정부가 주장하는 혁신성장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반드시 블록체인 기술과 산업 및 인력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블록체인 사업(ICO 등)을 허용하면, 청년들을 위한 고급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해외로 나가 법인을 세우던 국내기업들이 국내에서 청년을 고용할 수 있다. 또한 해외 기업들이 한국에 재단이나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인력을 고용하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 산업의 파급효과도 크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이용하는 거의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으며, 블록체인 산업을 잘 육성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면서 세계경제에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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