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포털 개선안, `사용자 중심`이 답이다

[디지털산책] 포털 개선안, `사용자 중심`이 답이다

[ ] | 2018-05-16 18:00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디지털산책] 포털 개선안, `사용자 중심`이 답이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포털의 댓글조작사건으로 정치권이 시끌시끌하다. 불똥은 포털에도 튀었다. 시작은 포털댓글이었지만 진행은 포털전반으로 확대됐다. 미운털이 단단히 박혀있던 터라 그 강도는 드세다. 회초리를 든 주인공은 정치권과 언론이다. 댓글조작을 막지 못한 죄가 포털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었는가? 생각해보니 출발점과 진행과정이 복잡하다.

2018년 1월 31일. 더불어민주당은 네이버 기사댓글 조작을 위해 매크로를 사용한 의심정황을 수집해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하며, 위법사항 발견시 엄중한 처벌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4월 13일 경찰은 포털댓글을 조직적으로 조작한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당원 3명을 구속했다. 이후 조사를 통해 매크로프로그램과 자체서버를 활용해 여론조작을 지속적으로 해왔음을 밝혔다. 이와 같은 댓글조작과 관련해 정치권은 포털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밝히며, 댓글실명제를 실행하거나 아예 댓글을 없애는 방안, 아웃링크(기사를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방식) 제도로 바꾸고, 실시간 검색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권의 이러한 주장과 더불어 언론사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포털의 영향력 강화에 대한 우려와 아웃링크제의 시행을 보수나 진보 구분없이 무차별적으로, 지속적으로, 사설이나 보도, 오피니언 등 기사구분에 상관없이 전방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이렇게 언론사가 통일된 목소리를 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일사분란하다.

정치권이나 언론사는 아웃링크제를 하면 가짜뉴스가 없어지고, 댓글조작이 없을 것처럼 전가의 보도처럼 말하고 있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정치권에서 아웃링크제를 주장하면 언론사가 받아쓰고, 게다가 해설기사와 논설을 통해 '진짜'인 것 마냥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



사실을 말해 보자. 이들이 주장하는 아웃링크제의 의미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아웃링크제가 저널리즘의 올바른 가치를 전하기 위한 주요한 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동의한다. 트래픽이 언론사로 몰리게 되면 그만큼 수익을 증진할 수 있게 되고, 그 수익이 온전히 기사의 품질을 올리는데 공헌한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아웃링크를 한다고 해서 댓글조작을 방지할 수도 있고, 가짜뉴스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전혀 관련성이 없다. 매크로와 같은 기술의 문제를 단순히 제도의 변경으로 막을 수는 없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아웃링크를 하면 현재 네이버가 인링크 서비스매체에 지급하는 전재료가 없어지게 되고, 언론사는 서버관리에 대한 부담이 생긴다. 이 말은 주류 미디어는 상관없지만, 스타트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신생 마이너미디어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의미다. 많은 업체가 인링크를 여전히 선호하는 이유다. 또한 언론권력의 관점에서 주류언론사가 권력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아웃링크제도를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사용자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다. 우리나라의 언론사이트는 불친절하다. 지금 당장 몇 군데 뉴스 사이트만 방문해보면 알겠지만, 기술적 수준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무엇보다도 광고의 홍수 때문에 기사읽기가 힘들고 불편하다. 사용자가 이용하면서 느끼는 총체적 경험을 일컫는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이란 용어는 애플의 창업자이자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로 인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용자경험을 완성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것은 명백히 우리의 잘못이다"라고 말하며 사용자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그의 말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최고가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명백히 우리의 잘못이다." 사용자경험을 연구하지 않는 언론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그 내용의 평가를 차치하고 사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파괴적인(disruptive) 디지털세계에서 생존하고자 하는 언론사의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2017년 1월 세계적인 저명지인 뉴욕타임스는 자사의 미래전략을 담은 보고서인 '독보적인 저널리즘(Journalism that stands apart)'을 발간하며, 2020년을 준비하는 뉴욕타임스의 자세를 보여 줬다. 이미 2014년 3월에 혁신보고서를 발간하며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전략을 수행한 바 있는 뉴욕타임스는 채 3년이 지나지 않아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하며 파괴적인 디지털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독한 항해를 진행하고 있다.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포털개선방안에서 포털에 빼앗긴 영향력을 다시 찾아오려는 정치권과 언론의 견강부회(牽强附會)하는 모습이 비쳐져 그리 좋게 보이지 않는다. 포털개선방안의 핵심에는 정치인도 언론사도 아닌 사용자가 자리해야 한다.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제공이 우선되어야 하지 언론사가 그 자리를 범하려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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