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부족·예타 면제 등 상당수
4조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안의 졸속 심사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추경안 처리가 급한 여당,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특검법(드루킹 특검)과 연계 처리하려는 야당 사이에서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묻히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7일 발간한 '2018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예산안 산출 근거가 부족하거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 등 문제가 있는 사업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의 민간이전·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청년 과학기술인을 전문인력으로 육성하는 '연구개발성과 기업이전 촉진 사업' 예산은 추경안에 1017억 2200만원이 편성됐다.
이 사업 중 청년 TLO(Technology Licensing Office) 예산으로 877억 7200만원이 배정됐는데 정부는 전국 93개 이공계 대학 중 16개 대학에 대한 수요조사를 근거로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미 예산을 편성해 놓은 뒤 나머지 77개 이공계 대학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정처는 "16개 대학에 대한 수요조사 결과만으로는 사업추진을 통한 취업·창업 연계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혁신성장 청년인재 집중양성 사업은 4년 간 1120억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예타 조사가 필요한 사업임에도 조사가 면제됐다. 정부는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으로 선정돼 예타 조사가 면제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정처는 "이 사업은 대규모 재정이 투입될 계획인 신규사업이며, 유사한 인력양성 사업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예타 조사가 면제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예타 조사 면제 등 편법으로 예산이 편성된 사업(6개) 예산이 3614억원이며, 일자리와 무관한 사업(21개) 예산은 9232억원, 집행부진 사업(11개) 예산 3014억원, 현금 살포성 사업(5개) 예산 4227억원 등이라고 주장했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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