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개입내역… 내년 3월부터 공개

[ 조은애 기자 eunae@ ] | 2018-05-17 18:00
미국·IMF 공개요구 받아들여
원화절상 압박에 채산성 우려


정부가 내년 3월부터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한다. 미국이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에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할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국제통화기금(IMF)까지 압박에 나서면서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보다 공개를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지만 원화 절상 압박이 커져 채산성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을 확정했다. 두 단계로 나눠 처음 1년 간은 6개월 단위, 이후에는 3개월 단위로 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공개 대상은 외국환평형기금과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의 순거래 내역으로 해당 기간 중 총 매수에서 총 매도를 뺀 부분이다. 만약 같은 기간 동안 100억 달러를 사들였다가 다시 100억 달러를 되팔면 환시장 개입 내역은 '0'이다.

정부는 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외환시장이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고 우리 경제의 대외 충격 대응 능력도 강화됐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최저 39억 달러까지 감소했던 외환보유액은 현재 사상최고치인 3984억2000만 달러로 100배 이상 늘었다"며 "시장 충격이 발생했을 때 외화유동성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외채구조도 지난 1997년말 36.1%에서 지난해 말 27.7%로 떨어져 개선됐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환시장 개입 정도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게 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환율 절상(환율 하락)이 계속 되던 시기에는 정책당국이 개입해 절상 압력을 흡수했지만 앞으로는 개입 정도가 줄어들게 돼 절상 압력이 커지거나 그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수출기업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이 과도한 쏠림 때 외환당국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며 "기업들은 채산성 악화에 대비해 환리스크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수·매도가 아닌 순거래 내역을 공개하기 때문에 당국의 개입 수준을 예측한 투기 세력의 공격은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전망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전체적으로 미국의 통상 정책이나 경제운용에 있어서 달러화 관리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이 없었다면 투명성 높이는 차원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FTA도 있고 중국 시장 견제도 걸려 있어 미국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조은애기자 eu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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