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찬반… 민간구성 `의결권전문위` 손에 넘겼다

[ 김민수 기자 minsu@ ] | 2018-05-17 18:00
지배구조원 '반대'·트러스톤 '찬성'
엇갈린 의견제시 주총 진통 예고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안건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원회'를 통해 최종 찬반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또한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과 주주들은 현대모비스 분할·합병과 관련해 엇갈린 의견을 내면서 29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17일 국민연금공단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의결권전문위원회를 통해 현대모비스 주주총회 안건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에 대한 찬반 의견을 결정키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원칙적으로 기금운용본부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행사하지만, 기금운용본부가 의견을 제시하기 곤란한 안건의 경우 의결권전문위에 위임할 수 있다. 굳이 위임을 하지 않더라도 의결권전문위가 자체적으로 전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의결권전문위는 국민연금의 독립적이고 공정한 의결권 행사를 위해 2006년 설치됐다. 정부와 가입자단체, 학계 등에서 추천하는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됐으며, 현재 1명은 공석 상태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의 2대 주주로 이번 주총 결과를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말 기준 현대모비스의 주요주주는 기아자동차 16.88%,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6.96%, 현대제철 5.66%, 현대글로비스 0.67%로 현대차그룹의 우호지분이 30.17%를 차지한다. 국민연금은 9.82%의 지분을 보유, 기아차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율이 높다.



주총에서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안건이 통과되려면 의결권이 있는 지분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3분의 2 이상이 안건에 찬성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우호지분과 국민연금을 제외한 외국인 주주의 지분은 약 48%로, 이들이 모두 참석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안건은 부결된다. 다만 기업 정기주총 참석률이 통상 70~80%인 만큼, 많은 수의 외국인 주주가 주총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국민연금이 안건의 가결 또는 부결을 결정할 핵심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민연금이 판단의 기초자료로 삼고 있는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은 대체로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반면에 주주인 국내 자산운용사는 찬성의견을 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날 국민연금 등 기관 고객들에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반대의견의 구체적인 근거를 담은 의향분석 보고서를 18일 자산운용사에 배포할 계획이다. 앞서 대신지배구조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도 각각 반대 의견을 권고한 바 있다. 반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찬성한다고 공시했다. 이 운용사는 현대모비스 지분 0.09%와 현대글로비스 지분 0.19%를 보유하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번 분할은 자본시장법 규정을 준수, 분할 비율에서 기존 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고 합병 비율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인위적인 행태를 찾을 수 없다"면서 "중장기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성장을 통한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수기자 m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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