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규제개혁 없이 혁신 성장 어렵다

[ ] | 2018-05-17 18:00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마곡지구에서 '2018년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를 열고 세부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작년 혁신성장을 내건 후 이번에는 구체적인 플랜을 밝히는 자리였다. 미래차와 드론 등 8대 핵심 선도 사업을 통해 2022년까지 일자리 30만 개를 만들 거라고 밝혔다.


AI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2022년까지 2.2조원 투자하고 인공지능대학원을 신설하며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을 촉진하는 빅데이터 분야 법제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말 상용화 예정인 5G를 활용해 제조·물류·재난·안전 수익모델도 만든다. 스마트팜 혁신밸리와 청년창업 농식품 벤처펀드도 조성키로 했다.
정부는 혁신성장이 본궤도에 오르면 초연결 지능화,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핀테크, 에너지신산업, 스마트시티, 드론, 미래자동차 등 미래먹거리가 될 8대 핵심선도사업에서 신설법인 수가 올해 12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들이 3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날 정부가 밝힌 혁신성장 플랜은 새로울 게 없다. 그간 나온 로드맵의 재탕이다. 무엇이 구체화 되었나 아무리 뒤져봐도 '앞으로 하겠다는 것'이 태반이다.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스마트시티, 드론, 스마트팜, 원격의료, AI, 미래차 등이 신성장 분야로 등장한 지는 이미 수년이 지났다. 스마트시티만 해도 단골 정책메뉴가 된 지 10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전국 어디에서도 스마트시티를 찾아보기 힘들다. 기껏해야 초보적 원격 검침에 출입 통제가 전부다. 스마트시티란 말 그대로 현대인의 도시 삶과 밀접한 교통, 식품, 건강, 방범,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이 데이터와 센서 기반 위에서 고도의 효율성을 갖고 소비되는 일종의 '헤도니즘적' 공간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혁신성장이 구호에만 그친 것을 비단 문재인 정부 탓으로만 돌릴 일은 물론 아니다. 과거 십 수년 동안 각종 규제와 제도 미비를 방치한 결과다. 새살이 돋기 위해서는 구각을 깨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혁신은 이해관계의 변화를 동반한다. 기득권을 잃는 일이 일어난다.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역대 정부는 갈등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규제 개혁은 시늉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이를테면 의료법은 국회 상정과 파기, 계류를 계속하고 있다. '시골의사'들의 드잡이로 원격의료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 대기업이 스마트팜 성공사례를 만들려는 시도는 선동 농민들의 시위로 무산됐다. 드론을 띄우려면 항공법 등 복잡다단한 법규를 피해갈 묘책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가 법조문을 뒤질 때 중국은 드론산업에서 종주국 자리를 꿰찼다.

이번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도 김동연 기재부 장관은 규제와 기득권의 난관을 인정했다. 그는 '핵심 분야의 규제혁신이 부족하고 노동시장에 낡은 제도가 남아 인적자본의 이동이 저해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를 직시한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를 혁파할 행동에 나서야 한다. 정부가 진정으로 혁신성장을 꾀한다면 과감하고 신속한 규제혁신과 갈등조정자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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