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성균관대 보고서 주장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득 불평등이 더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가계동향 기준의 통계청 지니계수와 달리 노동패널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 지표에서 상황이 반대로 나왔다는 점에서 정부와 민간의 인식 차이가 났다.
최제민·박상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과 김성현 성균관대 교수가 20일 한국경제학회 경제학 연구에 내놓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소득 불평등 변화에 관한 연구'에서 분석한 지니계수는 2011년 이후 소득 분배가 다시 나빠졌다.노동패널 조사를 기반으로 한 지니계수는 2006년 0.395에서 2011년 0.349까지 떨어졌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평등도를 0에서 1까지의 숫자로 나타낸 것으로 숫자가 작을수록 평등하다는 뜻이다. 2011년 0.349였던 지표는 2012년에 0.350으로 상승한 뒤 2013년 0.357 그리고 2014년 0.354로 조금 떨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소득분배가 개선됐지만 이후 다시 상황이 나빠졌다.
문제는 이런 추이가 통계청의 지니계수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가계동향으로 계산한 지니계수를 보면 2011년 0.311을 찍은 뒤 줄곧 하락해 2014년 0.302까지 내려갔다. 소득분배가 나아졌다는 의미다. 이에 연구팀은 가계동향에 따른 지니계수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계동향이 아닌 노동패널 조사는 1998년 도시 지역의 5000가구에서 2009년부터 전국을 대표하는 1415가구를 추가해 매년 소득 변화를 추적하는 만큼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보다 현실을 더 반영한다는 주장이다.
조사대상의 탈락 가능성과 과소 신고의 여지가 적어 소득분배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금융위기 후 소득 불평등 악화의 주범으로 근로소득을 지목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분배구조가 금융위기 이후 심각하게 왜곡된 구조로 전환됐다"며 "이는 외부 도움 없이 가구 자체의 노력으로 빈곤을 벗어나거나 소득계층을 이동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소득 의존 비중이 높은 평범한 가구는 소득 불평등 개선이 일어났다고 보기 힘들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론에서도 소득재분배 정책 초점이 근로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대경기자 kwon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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