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중재인 제도 활성화 인식개선 필요하다

[ ] | 2018-06-06 18:00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센터 대표변호사

[DT광장] 중재인 제도 활성화 인식개선 필요하다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센터 대표변호사


중재와 공증이라는 용어는 그리 생소한 개념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의 이에 대한 이해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쉽게 말하면 공증이란 작성명의자가 작성한 사실만을 공적으로 인증하는 것을 말하는 데 다만 법률적으로 이에 따른 특별한 법적 효과를 부여하는 제도다. 그리고 중재란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해 법관이 아닌 중재인을 선임하고 나아가 중재인의 사건에 대한 결정에 전적으로 승복하기로 하고 법적으로도 이에 대하여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인정하는 제도다.

그러면 중재와 공증이 지금 시점에 화두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중재와 공증은 달리 보면 실제 재판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재인과 공증인은 각각 중재와 공증절차에서 실제로 법원의 법관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비근한 예를 들어보면 약속어음 등의 공증의 경우는 약속어음이 공증이 되면 이는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다. 그러므로 실제로 공증사무실에서 이에 따른 집행문을 부여함으로써 경매 등 집행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한다. 금융기관 등에서는 그간 이 제도를 많이 활용해 왔다. 재판절차에 비해 비용과 시간 면 등에서 그 효율성이 높다. 다만 최근에 법무부의 지침에 의해 일정한 경우에 쌍방대리를 금지해 이의 활용이 다소 제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재는 단심제로서 3심제로 되어 있는 재판제도에 비해 해당 분야의 최고전문가인 중재인을 통해 비교적 시간, 비용 등에서 그 효율성이 있고 전문성도 높은 편이다. 특히 국제거래나 지식재산과 같은 전문분야에서는 그 전문성을 널리 인정받아 국제중재 등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국제 상공회의소(ICC)의 중재의 경우는 연간 중재신청 건수가 1000여건에 달하고 그 규모도 건당 평균분쟁금액이 1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절차가 유연하고 나아가 단심으로 끝나기 때문에 그 효율성이 극대화된 면이 장점이다. 물론 이에 따른 신뢰성 미흡부분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이기는 하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중재분야와 공증분야에서 거의 2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종사하면서 느낀 소회가 남다르다. 무엇보다도 이들 분야의 재판제도의 보완재로서 역할담당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실제로 법원의 판사의 업무량이 지나치다가 보니 재판심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거의 타성에 젖어 다소 부실하게 진행되는 점이 없지 아니하다. 당사자에게는 인생을 좌우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함에도 이러한 면을 제대로 살펴주지 못하는 면이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대법원의 사건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1심 및 2심을 거친 사건기록은 엄청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여러 건에 대한 판결을 내려야 하니 일반인이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기에 좋은 핑곗거리가 될 정도다. 하급심도 마찬가지다. 너무나 많은 소액사건을 처리하는 판사의 목소리가 오후법정에서는 거의 다 쉴 정도이니 기가 막힌다. 이런 여건 하에서는 재판기록이 살아있는 기록이 아니라 단지 기계적으로 신속하게 처리·종결해야 할 죽은(?) 기록이 되는 실정에 이르게 되었다. 그럼에도 대법원 판사나 판사의 증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아니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단순화하면 판사라는 직책은 사법서비스의 서비스제공자다. 그런데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제대로 된 사법서비스가 이뤄지도록 제반 여건이 조성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 어느 누구하나도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한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문제는 가장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현안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 차원에서 하나의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 다시 말하면 중재인과 공증인이 재판중 비교적 단순하고 경미한 사건에 대해 외부법관으로서의 역할을 좀 더 담당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즉 형해화돼가고 있는 재판제도에 좀 더 활기를 부여하고자 중재인과 공증인이 외부법관으로서 그 역할을 나누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대법원판사나 판사 등이 퇴직한 후에 변호사로 개업하는 것은 전관예우 등 불합리한 면이 있으니 공증인이나 중재인으로서 활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직 법관으로서 당당하게 그간 법관으로서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 계약직 법관 내지 외부법관으로서 중재와 공증 등에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실제로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70세의 정년으로 퇴직한 미국 주의 법관들이 중재에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그리고 독일 등 유럽에서는 공증인이 기업의 인수합병 등의 절차에서 거의 법관과 같은 지위에서 관련기록을 검토해 그 절차에서의 신뢰성을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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