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예상비용, 점진적 경제통합 전제로 접근"

[ 김민수 기자 minsu@ ] | 2018-06-13 19:02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리포트
"독일식 통일 기준 과도 책정"


삼성증권은 지난 12일 열린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가 '완전하고 가시적이며 되돌릴 수 없는 번영'(CVIP)의 시대로 첫 발을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북한투자전략팀은 13일 펴낸 '한반도 CVIP의 시대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삼성증권이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북한 전담 리서치팀을 신설한 후 첫 발간한 보고서다.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싱가포르 회담 결과는 역사적 변곡점"이라며 "머지 않아 CVIP의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CVIP는 '완전한 비핵화'(CVID), '완전한 체제 안전 보장'(CVIG)처럼 완전한 평화를 의미한다.

삼성증권은 특히 북한의 경제재건 비용에 대해 독일식 흡수통일을 전제로 한 '통일비용'은 과도하다며 앞으로는 점진적인 경제통합을 전제로 한 '통합비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팀장은 "지금까지 한반도의 통일비용은 과거 통일독일 당시와 같이 남한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흡수통일하는 경우를 전제로 추정돼왔다"며 "그러나 미국 등이 북한 체제를 인정한 상황에서 당분간은 흡수통일에 근거한 비용산정이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팀장은 "현실적으로 향후 한반도는 상당 기간 양국체제가 존속되는 가운데 경제적 협력을 통해 경제통일을 지향하게 될 것"이라며 "남북 간 점진적인 경제통합을 전제로 북한 재건비용을 추정함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또 북한의 경제 재건을 위한 재원으로 '대일 청구권'을 언급했다. 지난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북일 평화선언 체결 당시 100억 달러 수준의 청구권 자금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만약 북한이 이 자금을 수령하게 된다면 경제 재건의 종잣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나면 국제사회의 자금 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유 팀장은 "전세계에서 최빈국에 속하는 북한은 개별 국가나 국제금융기구로부터 무상 원조에 가까운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며 "중소득국 정도로 성장한 후에는 장기 거치식의 양허성 차관 프로그램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주도해 북한 개발을 위한 신탁기금을 조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향후 남북경협의 키워드로 전력, 철도, 건설, 수출, 광물, 관광, 산림, 선진기술을 제시했다. 남북 경협 단계별 유망산업도 제안했다.
경협 1단계인 '경제기반 구축, 신뢰형성 기간'에는 인프라 투자 및 생필품, 식량,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 병행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건설, 건자재, 에너지, 발전, 운송, 통신, 기계, 철강·원자재, 소비재, 제약을 유망한 산업으로 꼽았다. 금융권에서는 국영은행을 중심으로 일부 지원에 나설 것으로 봤다.

2단계 '불신해소, 개방확대 기간'에는 남북의 공동 자원개발,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 때는 자원개발, 관광, 물류산업의 수혜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업의 경우 민간 지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3단계 '실질적 투자, 협력 본격화 기간'에는 북한이 수출산업의 생산기지가 될 수 있다고 판단,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연구단지 조성, 자본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 개방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유 팀장은 "향후 5~10년간인 초기는 대체로 북한 내 기반시설 정비가 가장 각광받는 산업이 될 전망"이라며 "구체적으로 도로와 철도, 항만, 발전시설, 통신망 등의 개보수 및 신설과 산업단지, 관광특구 조성 등이 핵심 사업"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향인 원산을 주목했다.

북한은 원산~금강산지구의 관광활성화를 선언하고 이 지역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보장했다. 또 외국 관광객의 접근 편의를 위해 원산국제공항 개발, 원산항 확장, 배후시설 개선 등을 계획 중이다.유 팀장은 "향후 원산은 외국 관광객, 자본 그리고 물자의 유입 통로가 될 뿐 아니라 자본이 부족한 북한의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루트로서 원산의 역할이 주목된다"며 "이 점에서 원산은 북한 경제개방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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