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남북경협 기대감에 북한 진출 준비하는 은행들

[ 조은국 기자 ceg4204@ ] | 2018-06-13 19:02
외환은행, 최초로 북한에 금호출장소 개소
우리·농협, 지점 운영 경험… 재입점 준비
IBK기업, 준비위 구성… KB금융, TF 가동
신한·하나금융, 시장 상황 지켜보는 단계


[알아봅시다] 남북경협 기대감에 북한 진출 준비하는 은행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4일 파주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모습. 연합뉴스


[알아봅시다] 남북경협 기대감에 북한 진출 준비하는 은행들

미북 양국이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등 4개항에 합의함에 따라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29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 연합뉴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대비… TF·경협준비위 속속 구성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처럼 대화 국면이 진행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권도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북한에 진출한 경험이 있던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KEB하나은행 등은 남북 간 경협 과정에서 재진출을 바라고 있는 만큼 남북 간 또한 북미 간 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경수로사업-개성공단 지원 진출 물꼬 =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과거 국내 은행의 북한 진출 사례가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먼저 북한에 진출한 은행은 KEB하나은행, 옛 외환은행입니다. 외환은행은 1997년 대북 경수로사업 지원을 위해 금호출장소를 개설해 우리 근로자들의 급여 처리와 생활비 송금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그러나 2006년 대북 경수로사업이 중단되면서 금호출장소도 함께 문을 닫았습니다.

외환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북한 지역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우리은행입니다. 우리은행은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업지구에 2004년 지점을 내고,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은 여신과 수신업무를 비롯해 신용장, 외환 업무 등 국내 점포에서 취급하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도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2016년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으로 철수했습니다.

세 번째로 북한 지역에서 점포를 내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한 곳은 농협입니다. 북한 금강산관광이 활성화되면서 금강산 관광지에 농협이 진출한 것입니다. 농협 금강산지점은 2006년 개설돼 금강산을 찾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환전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또 금강산 특구 내 상주한 한국인들이 예금한 돈을 맡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도 취급했습니다. 그러나 금강산지점도 2008년 고(故) 박왕자씨 피격 사망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철수하게 됐습니다.

◇남북경협 기대에 북한 진출 준비 나선 은행들 =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 등 남북 관계개선과 국제사회의 긴장 완화 등으로 남북경제 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 북한 지역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을 비롯해 다른 금융권도 북한 금융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9일 남북금융협력 태스크포스(TFT)를 조직해 개성지점 재입점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개성지점은 현재 본점에서 임시 영업을 하고 있는데, 개성공단이 재가동 되면 재입점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비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우리은행은 또 정부 주도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참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새로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따라 철도와 항만, 도로건설 등에 대한 금융자문과 신디케이트 주선 등에 적극 동참한다는 방침입니다.

농협은행 역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금강산지점에 재 입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남북경협과 관련한 다양한 금융지원이 가능하도록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진출을 두고 우리은행과 경쟁했던 IBK기업은행도 북한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15일 북한 진출을 위한 조직인 남북경협준비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경제연구소 내에 북한경제연구센터를 신설해 북한 금융시장과 경제상황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또 남북경협 정부정책에 공조해 관련 중소기업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개성공단 지점 개설 준비 및 제2 개성공단 조성 등에도 대응한다는 구상입니다.

KB금융도 지난달부터 TF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북한 금융시장 관련 연구를 위해 북한금융연구센터를 설치하고, 인프라 금융에 강점이 있는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SOC 투자 관련 CoP(실무자급으로 구성된 자발적 연구조직)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아직 구체적인 진출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신한금융은 그룹의 싱크탱크인 미래전략연구소를 통해 북한 경제 현황 및 남북경제 협력을 위한 연구작업을 진행했고, 은행과 카드 등 주요 계열사가 각각의 사업영역에서 남북경협과 관련한 연구를 지속할 방침입니다. 또 남북관계의 변화 및 경협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만들고 지주사를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학계와 연구기관, 외부 북한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남북경협에 대한 민간 금융사의 역할을 구체화 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하나금융도 남북 하나로 금융사업 준비단(가칭) 설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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