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몰카` 범죄 강력히 처벌해야

[ ] | 2018-06-13 19:02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디지털산책] `몰카` 범죄 강력히 처벌해야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6월 중순임에도 벌써 무더위가 찾아왔다. 전국 260여개 해수욕장이 이 달 중에 모두 개장한다고 하는데, 이에 따라 이른바 몰래카메라 범죄가 기승을 벌일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고화질 스마트폰카메라 보급으로 누구든지 손쉽게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부작용으로 몰래카메라 범죄가 늘고 있다. 몰래카메라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당사자의 허락없이 촬영하는 행위를 말하며, 해수욕장, 수영장, 탈의실, 화장실 등은 물론 지하철과 버스, 에스컬레이터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무차별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의 허락 없이 촬영하면 초상권 침해로 민사책임을 져야 함은 물론, 무거운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 성폭력처벌법은 "카메라나 그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촬영수단은 "카메라 기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이므로 스마트폰은 물론 초소형카메라나 일반 카메라도 당사자의 허락이 없는 한 몰래카메라의 수단이 되기에 충분하다. 촬영대상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이므로 신체만이 해당된다. 아울러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돼야 하므로 허락을 받은 경우는 제외된다. 또한 직접 촬영하지 않았더라도 "그 촬영물을 반포, 판매, 임대, 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 상영한 자"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타인의 몰래카메라 영상물을 유포시키는 경우에도 이 조항의 적용을 받게 된다.

몰래카메라 촬영행위를 이처럼 강력히 처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몰래카메라 촬영물이 인터넷에 유통될 경우 피해자는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치명적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몰래카메라는 타인의 신체를 허락 없이 찍는 행위이기 때문에 피해자의 초상권, 인격권 등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몰래 좔영된 피해자의 모습이나 영상물이 인터넷에 유포되어 타인에게 공개될 경우 피해자에게는 크나큰 모욕이나 명예훼손도 될 수 있다.


몰래카메라 촬영행위는 대체로 피해자인 여성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가해자인 남자는 이를 통해 성적 만족을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성폭력처벌법은 주어가 생략된 채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으로만 규정할 뿐이다.

판례를 보면 버스 안에 앉아 졸고 있는 여고생의 다리를 찍은 남성에게 몰래카메라 촬영죄의 성립을 인정한 반면, 지하철 좌석에서 졸고 있는 여학생의 다리를 건너편의 남성이 촬영한 경우 몰래카메라 촬영죄 성립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어두운 저녁에 여성을 뒤따라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타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 행위가 기소돼 재판을 받았는데 1심에서는 몰래카메라 촬영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결했고 2심에서는 성립된다고 판결했으나 대법원에서는 다시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렇게 법원마다 사람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 대법원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중심으로 판결하지 않고 일반인의 성적 욕망과 수치심을 기준으로 판결했는데,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가해자가 욕망을 채웠다면 범죄성립은 충분한 것이 아닐까?

인터넷 화상채팅을 하는 도중 상대방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녹화하였다는 이유로 몰래카메라 촬영죄로 기소된 사안에서는 피고인이 촬영한 대상이 신체 이미지가 담긴 영상일 뿐 신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사례도 있다. 하지만, 촬영의 의미를 이와 같이 좁게 해석하는 것은 성범죄를 강력히 처벌하려는 입법취지에 반한다.

몰카범죄의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행해져야 마땅하지만, 처벌은 매우 관대하다.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몰래카메라촬영으로 적발된 인원은 2014년 1327건에서 2016년 1720건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재판결과 벌금형,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난 비율이 90%에 이르고 적발건수의 절반 이상은 벌금형에 그쳤다고 한다. 좀더 강력한 형사처벌이 이루어져 몰래카메라범죄가 이 땅에서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많이본뉴스



디지털타임스의 뉴스를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