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1건당 기존 2건 폐지하는
규제비용총량제 규제개혁 성과
"한국 규제개혁, 일본보다 저조
법제화로 체계적인 관리 필요"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
세계적인 경기 반등 속에 미국이 지난해 규제 개혁만으로 5억 달러(약 5526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규제 개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규제 개혁으로 5억 70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18일 밝혔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 초창기인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간에는 연평균 100억 달러의 규제비용이 발생했었다.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은 기존 규제개혁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면서도 신규규제 입안 속도는 느려졌다. 특히 신규규제 1건 당 기존 규제 2건을 폐지하는 '규제 비용 총량제'를 실시해 시스템 변화뿐 아니라 안전, 환경, 개인정보 관련 규제 등 산업발전을 막는 규제 개혁을 추진했다.
신규규제 개수도 대폭 줄었다. 연구원이 인용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규제연구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정부부터 2016년 오바마 정부까지 1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유발하는 규제인 신규 중요규제의 연평균 개수는 오바마 정부가 61개로 가장 많았다. 정권 순서대로 레이건 정부 19.9개, 부시I 정부 45.2개, 클린턴 정부 45.1개, 부시II 정부 44.8개였다. 트럼프 정부의 경우 기간이 8개월로 상대적으로 짧지만, 지난해 총 3건에 불과했다.
연구원은 트럼프 정권의 이 같은 조치에 미국 기업들도 화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향후 5년간 3500억 달러, 인텔은 70억 달러, 크라이슬러·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자동차 회사도 10~2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기업의 투자가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이에 비해 국내 규제개혁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전문가 489명을 대상으로 벌인 규제개혁 정책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7명(77.9%)은 우리나라 규제개혁이 일본보다 저조하다고 답변했다. 저조한 규제개혁 원인으로는 '규제개혁 정책의 중요성 인식 부족'(24.7%), '정부의 규제개혁 추진 의지 부족'(21.0%) 등이 꼽혔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기업 경제 활력을 위해 규제비용총량제 법제화로 규제비용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