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후 M&A 협상 진척 없어
인수 및 매각 희망가격 격차 1조원 육박
M&A 장기화, MBK트너스에 불리할 수도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ING생명 인수전이 지난 4월 이후 진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MBK파트너스는 4월 말 신한금융과의 배타적 협상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여러 인수 후보군과 협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ING생명 매각가격에 대한 MBK파트너스가 희망하는 금액과 금융지주사들이 판단한 금액 간의 차이가 커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ING생명의 시가총액은 3조5300억원(22일 기준)인데, 이중 MBK파트너스의 지분가치(59.15%)는 2조1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3조원을 웃도는 매각가격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한금융 등 금융지주사는 현재 ING생명이 고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조원 수준이면 인수에 나설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MBK파트너스 지분을 인수한 뒤에도 완전 자회사화 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1조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3조원대에 인수는 불가능하다는 관측이다.
ING생명 M&A 관련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와 MBK파트너스가 생각하는 가격차이가 1조원에 달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격차가 큰 것은 사실"이라며 "4월 이후 금융지주사와 MBK파트너스 간에 인수 관련 협의는 전혀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측도 현재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ING생명을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MBK파트너스는 자본재조정(리캡)을 진행하는 등 매각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ING생명'이라는 브랜드를 내년부터 사용하지 못하는 데다, 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새 보험회계기준 IFRS 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이 M&A 장기화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MBK파트너스는 다양한 후보군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ING생명 매각에 대해 아직 확정되거나 결정된 부분이 없다"면서 "인수에 관심이 있는 후보들과 협상을 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한편, 지주사 전환을 진행 중인 우리은행도 ING생명 인수 후보군으로 뜨고 있다. 우리은행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우리은행이 ING생명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IB 업계는 보고 있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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