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마다 경고그림… 반응없자 스스로 멈춰
급경사 커브길도 유연한 코너링 성능 발휘
4기통 가솔린엔진 '더 뉴 C클래스' 소개도
룩셈부르크서 벤츠 더 뉴 C300·AMG C43 4매틱 타보니
메르세데스 벤츠의 가장 성공적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는 C클래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 수준으로 향상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더욱 스타일리시해진 내·외부 디자인, 완전히 새로운 전자 아키텍쳐 등으로 무장했다. 최신 주행 보조시스템을 적용해 이전 모델보다 능동적 안전 시스템을 제공한다. 지난달 21∼22일(이하 현지시간) 룩셈부르크와 독일에서 더 뉴 C 300 세단과 C클래스의 고성능 버전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C 43 4매틱을 시승했다. 먼저 외관은 AMG패밀리의 일원답게 풍성한 표현력을 지녔다. 새로운 특징은 매트 이리디움 실버로 마무리된 트윈 루브르 AMG 라디에이터 그릴과 에어 커튼을 추가해 강인한 인상을 주는 전면 에이프런이다.
지난달 21일 낮 12시 더 뉴 메르세데스-AMG C 43 4매틱에 올라 오전 룩셈부르크 공항을 출발했다. 여기에서 국경을 통과해 독일 외곽에 위치한 모젤 계곡의 와인 생산지를 거쳐 호숫가에 위치한 곤네스바일러 지역의 제차이트롯지 호텔에 이르는 189km 구간을 2시간 45분 동안 달렸다. 출발 후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5초 정도만에 100㎞/h를 가볍게 넘어섰다. 국도를 빠져 나가 속도 무제한 도로인 아우토반으로 접어들었다. 순식간에 225km/h까지 가속했다. 특별히 고안된 AMG 스피드 시프트 TCT 9단 변속기는 역동적 퍼포먼스를 냈다. 폭발적 가속력 탓에 짜릿한 드라이빙의 재미가 온몸으로 전달돼왔다. 주변의 고성능차들을 제치고 시원하게 질주했다. AMG 개발 엔지니어들은 3.0리터 V6 엔진의 출력을 기존 엔진보다 23마력(17kW) 높여 390마력(287kW)로 향상시켰다. 2500rpm부터 나온 53.0㎏·m의 최대토크가 5700rpm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4매틱의 4륜 구동 시스템은 전륜과 후륜에 각각 31대 69의 비율로 후륜에 중점을 둬 토크를 배분한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
시승의 딱 중간 지점은 모젤 계곡이었다. 모젤은 독일 서쪽 끝으로 룩셈부르크와 맞닿아 있는 와인 산지다. 리슬링 품종의 화이트와인으로 이름난 곳이다. 가파른 경사진 곳의 포도밭에서 모젤 강가의 카페까지 내려가는 구불구불한 길은 코너링을 테스트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더 뉴 AMG C 43 4매틱은 급경사 커브를 도는 순간에도 땅을 움켜쥐는 듯한 유연한 코너링 능력을 발휘했다. 핸들을 꺾을 때마다 수시로 민첩하게 반응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AMG 특유의 운동학과 탄성 역학에 새로 개발된 구성 요소가 결합돼 곡선 주행시 캐빈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며 “앞 차축과 연결된 축 브레이크가 정확한 핸들링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에는 더 뉴 C 300 세단으로 독일 호숫가의 제차이트롯지 호텔에서 룩셈부르크 시내까지 109km의 시승 코스를 달려봤다. 풍력발전기가 늘어선 산지와 울창한 숲길, 아기자기한 강가 마을을 통과했다. 탁 트인 들판에서 거침없는 주행 성능을 발휘하다 갑자기 속도를 줄여도 정교하게 맞춰서 차가 반응했다. 고속에서는 스티어링 서보 어시스턴스 기능을 줄어들고 저속에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다.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자율주행 기능을 테스트해봤다. 핸들에서 손을 떼도 한참을 알아서 달렸다. 시속 80km 정도로 설정했는데, 앞차와 차선을 감지해 방향을 잡아갔다. 45초에 한번씩 경고 그림이 뜬다. 이때 손으로 운전대의 스위치를 건드려줘야 한다. 이를 무시하자 90초 이상 스스로 달리다 경고음이 울렸다. 계속 반응하지 않자 차가 스스로 속도를 줄여 멈춰 섰다. 심장 마비나 당뇨로 인한 쇼크 등으로 운전자가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고 차가 판단한 것이다. 이 차가 차량 주변을 확인하는 레이더의 스캔 범위는 전방 250m, 측면 40m, 후방 80m다. 카메라는 전방 500m까지 인식한다.
이번에 메르세데스-벤츠가 룩셈부르크와 독일에서 진행한 미디어 시승회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더 뉴 C클래스에 대한 기술적 소개도 진행됐다. 미하엘 하트만 더 뉴 C클래스 프로젝트 개발 매니저는 “새로운 C클래스는 더욱 뛰어난 인텔리전스와 퍼포먼스를 제공하기 위해 6500여개에 달하는 부품 변경을 통해 C클래스 역사상 가장 종합적인 모델 업데이트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며 “새로운 전면 범퍼, 새로 디자인된 LED 헤드라이트와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은 C클래스 외관에 스포티하면서도 젊고 신선한 분위기를 선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옵션 사항인 디지털 콕핏은 디스플레이 계기판을 최첨단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준다”며 “차량 안팎의 새로운 색상, 자재 및 트림의 선택 사양도 더욱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또다른 관계자는 “더 뉴 C클래스에는 48볼트 통합 전기 모터인 EQ 부스터가 더해졌다”며 “48볼트 시스템과 EQ 부스터의 조합으로 더 뉴 C클래스의 민첩성은 향상되는 동시에 연료 소비는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Q 부스터는 가속시 184마력 엔진에 추가 14마력을 지원해 터보 차저가 과급 압력을 더욱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설명이다. 메르세데스-벤츠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기어 변속시에도 엔진이 이상적인 rpm에 최대한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그 결과 자동 변속기의 변속 시점도 더욱 빨라진다는 것이다. 스타터·얼터네이터는 감속시 운동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룩셈부르크=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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