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매장 내 가상 스타일링
아마존, 패션 특화 스피커 판매
국내선 7년전 서비스 뒤늦은 도입
아마존 제공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유통기업 가운데에서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패션과 AI 기술 융합을 가장 활발히 시도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달 초 홍콩 이공대 캠퍼스에 AI로 고객 취향에 맞춘 '믹스앤매치' 스타일링을 제시하는 콘셉트 매장을 공개했다. 또 스마트 거울을 통해 고객이 특정 상품을 선택하면 직원들이 해당 상품을 입어볼 수 있도록 알아서 준비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주오란 주앙 알리바바그룹 부회장은 "패션 AI는 머신러닝(기계학습)과 컴퓨터 비전 등 최신 AI 기술로 개개인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며 "AI의 영향력을 패션계에 적용하는 건 미개척 영역을 개발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달부터 미국에서 카메라가 달린 AI 스피커 '에코룩(Echo Look)'을 200달러에 정식 판매하기 시작했다. 에코룩은 패션에 특화한 AI 스피커로 지난해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다 이제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에코룩의 주요 기능은 개개인에게 맞는 패션을 제안하는 '스타일 체크' 기능이다. 이용자가 2개의 다른 옷차림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핏·색상·스타일링·최신 트렌드에 따라 더 나은 스타일을 제안하는 등 AI 스타일리스트 수준의 서비스를 선보인다. 아마존은 이와 별도로 패션 분야에 AI 알고리듬을 접목해 옷을 디자인하는 'AI 패션 디자인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글로벌 유통기업들이 패션·AI 접목에 의욕적인 이유는 패션 분야가 다른 산업보다 디지털화가 더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척되지 않은 만큼 신기술 접목 시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보고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패션 상품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가장 활발히 구매하는 만큼 반품도 잦다. AI를 통해 맞춤형 스타일링을 선보이면 소비자들의 구매 실패 경험을 줄이고 반품률을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패션·AI 만남이 유통업계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국내 유통업계도 최근 3년 전부터 AI와 패션을 접목한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딥러닝' 기술을 연계한 패션상품 이미지 검색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특정 패션상품 사진을 올리면 비슷한 상품을 검색해주는 서비스다. 2015년 12월 11번가가 국내에서 먼저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해와 올해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인터파크 등도 해당 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7년 전부터 도입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국내 유통업계의 서비스 도입 시기가 다소 늦다는 평가도 나온다. 알리바바와 아마존은 각각 2011년과 2014년 투시앙, 플로우라는 이름으로 해당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지만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서비스 진화 속도에 비하면 도입 속도가 느린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체들이 기술적으로 뒤처지기 보다 시장 특색에 맞춰 필요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라며 "롯데·신세계 등 전통 유통업체들은 최근 1∼2년 전부터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와 인력 수급을 늘리기 시작해 속도가 느린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iron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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