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상당한 의견 접근 이룬듯
빅딜 성사시 비핵화 협상 속도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구상
[디지털타임스 박미영 기자]교착상태에 빠졌던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다시 본궤도로 진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향후 비핵화 논의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방북과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꼽힌다.
8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은 비핵화 논의의 돌파구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종전선언의 촉진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월과 9월에 각각 미북·남북 간 최고위급 빅 이벤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10월 종전선언에 이른다는 시나리오다.
15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과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맞춰 북한의 핵 무기의 사찰·신고 리스트와 종전선언을 맞교환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다. 양측은 8월 말로 예상되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앞서 지난 주 판문점에서 협상을 진행했으며,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것도 미북 간 '빅딜' 성사 여부에 따라 비핵화 논의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핵 신고 리스트를 받고 종전선언을 약속한다면 미북 비핵화 협상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이어 9월 평양에서 이뤄지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핵 신고 리스트-종전선언 교환론'이 구체화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는 당초 유엔총회 계기로 종전선언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미북 간 협상 지연에 따른 시간적 여유가 없는 만큼 종전선언의 데드라인을 10월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중순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종전선언 일정·논의 당사국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축사에서도 "가을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유엔총회에 불참하더라도 10월에 별도로 방미를 권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수락한다면 10월 2차 미북정상회담과 이를 계기로 한 남북미 종전선언이 가능해진다는 게 우리 정부의 계산이다.
우리 정부가 종전선언의 데드라인을 10월로 잡은 것은 미국 내 정치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핵 문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 여론을 우호적으로 바꿔야 한다. 9월에는 유엔총회와 남북정상회담 등이 있어 종전선언을 한다 해도 주목을 받기 쉽지 않고 11월에는 선거가 코앞에 닿아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10월이 적기라는 판단이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곧 종전선언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가을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전격 지지할 것"이라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행정부 관리들이 반대하더라고 그는 싱가포르 때와 마찬가지로 '깜짝쇼'로 표몰이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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