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 일자리 창출 등 새 기회
30년간 경제적 효과 170조원"
경협 비용 우려 정면 반박
"비핵화 논의 진전 여부에 달려"
연합뉴스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구상
[디지털타임스 박미영 기자]"평화가 경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의 핵심 내용은 이 문장으로 요약된다. 문 대통령은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 73주년 광복절 및 제70주년 정부수립 기념일 경축사를 통해 남북 경제협력과 동아시아 경제·안보공동체 구상을 구체화했다. 지난해 광복절에는 북한의 도발이 이어진 상황에서 나온 광복절 축사와는 확연히 달라진 내용으로, 이번 축사에서는 남북경협을 통한 경제·안보 외연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면서도 남북 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 평화가 정착돼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며 "평화경제, 경제공동체의 꿈을 실현시킬 때 우리 경제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 등 '외교·안보' 분야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남북경협을 통한 경제 발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남북간 경협은 일자리 창출 등 한국경제의 '새로운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으로 8900여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강원도 고성의 경제를 비약시켰던 경험이 있고, 개성공단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10만명에 이르는 일자리의 보고였다"고 말했다. 또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조사를 근거로 들어 "향후 30년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17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일각에서 남북경협에 수조원의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또 미국 국무부의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불가' 입장에 반하는 것으로, 미국의 반대가 있더라도 남북 경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남북 경협을 확대하고 이를 근간으로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통해 한반도 안보협력시대를 개막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이날 경축사에서 제안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는 남북경협의 본격화를 전제로 실현 가능하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 경협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문 대통령은 남북 경협 확대를 위한 구체적 계획도 제시했다. 경기도와 강원도 접경 지역에 통일 경제 특구 설치,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연내 착공· 남북연락사무소 개설 등이다. 특히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목표 시한을 '올해 안'으로 명시한 점이 눈에 띈다. 당초 남북은 '조속한 시일 내'로 합의했지만 이날 경축사를 통해 우리 정부가 관련 사업 착수를 최대한 서두르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남북 경협 개시의 '근거지'가 될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개설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 내 설치되는 남북연락사무소에는 지난 14일 전기가 공급됐다. 구성·운영서 합의서도 마무리 단계로 확인돼 이번달 개소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게 통일부 측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연락사무소를 상호 대표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과 평양에 대표부를 각각 만들어 남북 경협을 전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남북 경협은 대북 제재가 완화·해제돼야 본격 가동할 수 있는 탓에 우리 정부의 경협을 통한 경제 성장 및 동아시아 경제·안보 협력체 구상의 운명은 미북 간 비핵화 논의의 진전 여부에 달렸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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