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서 참배 항의하자 '꼼수'
추도식선 가해 책임 언급 안해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일본 자민당 총재 3연임에 도전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말 취임 후 6년 연속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패전일)을 맞았다. 그러나 일본의 가해 책임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고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납부하는 등 여전히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뻔뻔한 아베 정권의 행보는 일본 사회에서 불고 있는 극우 바람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일본 부도칸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과거 일본 총리들이 언급했던 '가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일본 총리들은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이후 '전몰자추도식'에서 가해 책임을 언급해 왔다. 아베 총리 역시 2007년 1차 정권 당시에는 "많은 나라들에 커다란 손해와 고통을 줬다. 전쟁의 반성에 입각해 부전(不戰)의 맹세를 견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차 내각이 출범한 이후로는 반성과 부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또 아베 총리는 이날 참배는 하지 않았지만 시바야마 마사히코 자민당 총재 특보를 통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료를 납부했다. 이 공물료는 자민당 총재 이름으로 납부됐다. 시바야마 특보를 통해 공물료를 납부한 아베는 "참배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취임한 이후 6년 연속 패전일에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의 일종인 다마구시(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내왔다. 야스쿠니신사에는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 명이 합사돼있다.
앞서 아베 총리는 2차 내각 총리 취임 다음해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중국, 미국 등 주변국의 반발이 이어지자 참배 대신 공물을 보내거나 공물료를 내왔다. 주변국들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풀이된다.
여기에 아베 총리는 올가을 헌법 9조에 자위대 존재 근거를 명기하는 개헌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가해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한 아베 총리의 모습은 내년 퇴임 전 마지막으로 추도식에 참석해 "길게 이어지는 평화의 세월을 생각하면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재차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아키히토 일왕의 모습과 대비된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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