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전장사업 대표기업 협업
전기차 시장 인기로 시너지기대
세대교체 맞물려 승계작업 탄력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재계의 '젊은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차 연합'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젊은 40대 총수들이 미래차 시대를 앞두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의기투합하면서 재계 전반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과 맞물려 앞으로 이들의 승계를 공고히 할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과 자동차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LG그룹 간 협업이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들 그룹 내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은 모두 40대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정 부회장은 1970년생으로 재계에선 대표적인 젊은 피로 꼽힌다. 구본무 전 회장의 장남인 구 회장은 1978년생으로, 이제 막 40대에 접어들었다.
이들 간 협업은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명실상부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다. LG그룹은 이미 폭스바겐그룹 등 세계 기업과 협업할 만큼 전장사업에서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생산을 준비하고 LG그룹은 안정적인 납품처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LG는 자동차 내 소재부터 친환경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계열사를 두루 갖추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첫 친환경차 전용 모델 아이오닉에도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갔다. 앞서 현대차가 처음으로 내놓은 하이브리드차들에도 LG화학의 배터리가 적용됐다. 친환경차의 태동부터 이들 간 협업은 시작됐다는 의미다. 앞으로 전기차 등이 활기를 띠면서 양측의 협업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외 LG하우시스는 현대차와 자동차용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공동 개발 중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기아차 일부 차종에 계기판용 LCD 패널 등을 공급한 바 있다.
이런 협업의 배경으로는 더 이상 단일 사업만으로는 변화하는 산업 생태계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열린 전자제품전시회(CES)에서 "현대차는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보다 더 ICT 업체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 제조사로 잘 알려진 현대차가 최근 현대모비스 등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차원도 이에 대한 연장 선상이다.
LG 역시 일찍이 전장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3년 기존 자동차관련 사업본부를 통합, 자동차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후 세계 탑 티어 자동차 부품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하에 매해 4000억원 가량을 꾸준히 투자해왔다.
아직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실제 2013년 본부 설립당시 10조원이었던 수주잔고가 올해 6월말 기준 34조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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