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 부부장 이달하순 방미
"미국 요청따라 대화에 응했다"
러·터키와 반미동맹 움직임도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관세 폭탄을 주고 받으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한다. 이에 급락세를 보이던 위안화 가치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에서 중국은 러시아, 터키가 삼각동맹 구축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인 나라들끼리 미국에 맞서기 위해서다.
◇미·중 협상 소식에 한숨 돌린 중국 시장=16일 중국 상무부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측 요청으로 양국이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왕셔우원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는 무역 문제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이달 하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과 미국이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위안화 시장은 진정될 기미를 보였다. 16일 오후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6.9058을 기록했다.
중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이번 대화에 응했다는 발표 형식을 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을 우려한 중국이 미국과 대화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은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3개월 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8% 가까이 급락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역시 무역 전쟁으로 중국 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최근 막을 내린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도 무역전쟁과 시 주석의 노선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중국은 무역전쟁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사실상 모두 소진한 상태다.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대응 하는 과정에서 미국산 원유를 제외한 것도 보복 수단에 힘이 떨어졌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경제 전문가인 쉬이먀오는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문에서 "무역전쟁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중국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가까워지려는 중·러·터키=일각에선 러시아, 터키 등과 삼각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날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양제츠 중앙정치국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전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양 주임은 파트루셰프 서기에게 "중러 양국은 상호 중대 우려와 관련된 문제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다자 체제 틀 안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미국의 제재에 맞서 공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SCMP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국에 경작 가능한 땅을 빌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대두 수입이 줄어들자 이를 도우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은 최근 미국과 결별 수준을 밟는 터키에도 손을 내밀고 있다. 중국의 국영은행인 공상은행(ICBC)은 지난달 터키 에너지 및 운송 부문에 36억 달러 규모의 대출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은행(BOC)의 터키 자회사는 최근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터키 정부의 위안화 표시 채권발행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지난 12일 "중국, 러시아, 일부 유럽 국가와 새로운 경제 동맹을 형성하겠다"고 밝혔다.
터키와 러시아도 밀착하고 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지난 14일 "우리는 대러시아 제재를 지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터키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터키를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브 러시아 외무장관도 "갈수록 많은 나라들이 달러와 거리를 두며 보다 믿을 수 있는 파트너들에 기대려고 할 것"이라며 미국 비난에 가세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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