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시론] 新경제냉전으로 치닫는 美中 무역분쟁](http://contents.dt.co.kr/images/201810/2018100102102369640002[1].jpg?var=1533 "[시론] 新경제냉전으로 치닫는 美中 무역분쟁")
미국과 중국의 통상분쟁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양국은 1단계에서 서로 50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24일부터 미국은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역시 600억달러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 2단계 무역전쟁이 시작되었다.
작년 미국의 대중 수출은 1304억 달러인 반면 수입은 5056억달러나 된다. 트럼프는 무역불균형을 미국 소비자 희생 하에 중국만 배를 불리는 불공정 게임으로 본다. 트럼프가 최근 유엔 총회에서 "글로벌리즘을 거부한다"고 연설한 것은 자국 우선주의를 재차 천명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단기전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20년은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은 중국을 국가주도 경제 모델을 추구하는 수정주의 국가(revisionist power) 또는 전략적 경쟁자로 인식한다. 미국의 번영과 안보의 중대 위협요인으로 생각한다. 미국 조야에 중국 위협론을 촉발시킨 것은 일대일로 정책, 중국 제조 2025 그리고 지식재산권 절취 행위다. 일대일로야말로 시진핑이 추구하는 중국몽 정책의 핵심이다. 주변 국가를 인프라 투자로 그물처럼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다.
반도체, 항공우주, 바이오 의약 등 하이테크 산업을 타켓으로 하는 제조 2025는 대국굴기의 추동력이다. 특히 5세대 이동통신 기술개발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하다. 중국계 브로드컴의 퀼컴 인수를 미국 정부가 불허한 것은 기술 레버리지를 넘길 수 없다는 의지 표명이다. 중국의 기술 절취에 대한 미국의 분노가 크다. 수천 억 달러 규모로 보고 있다.
시진핑의 대국굴기 전략이 미국을 자극해 무역전쟁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과거 덩샤오핑이 구사한 도광양회(韜光養晦)식의 신중한 접근방식이 보다 바람직했다는 문제제기다.
양국의 샅바 싸움은 경제역량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이런 견지에서 경제 호황을 누리는 미국에 비교 우위가 있다. 미국은 2분기 4.2% 성장률, 3.9%의 실업률, 월 20만명 일자리 창출로 상징되는 경제활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이 12%에 불과하다. 무역전쟁의 충격을 흡수할 여지가 수출의존형 중국보다 크다.
중국은 비관세 장벽 강화, 희토류 등 희귀자원 수출 제한, 미국상품 불매운동 등으로 대응할 것이다. 포드차 선적 지연, 아이폰 출시 지연 등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 경제에 경기침체의 징후가 보인다. 수입품, 고가품에 대한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과도한 부채의존을 줄이기 위해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의 차입을 제한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차입확대를 허용하는 등 경기진작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작년 주요 도시의 주택임대료가 1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도 상승세다.
미국 역시 무역전쟁의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1차 관세부과는 자본재에 집중된 반면 2차 관세는 램프, 가구 등 소비재가 주 타깃이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업자는 원가상승 압력을 흡수할 수 있지만 소규모 유통상은 마진이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역전쟁으로 중국내 미국기업의 이탈이 가속화될까.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글로벌 공급 사슬의 중심에 있다. 인접국인 베트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으로의 이전이 쉽지 않다. 중국 근로자의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뛰어난 인프라 환경도 매력적이다. 지난 30년간 470만 킬로미터의 고속도로를 조성했고 세계 50대 항구 중 13개가 중국에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상호간 접점을 찾아 진정될지 신경제 냉전으로 확산될지 지구촌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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