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통합전대' 발언에 탄력
한국당 인적 쇄신 성패에 달려
여당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연말 정계개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야권발 정계개편 가능성은 최근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조강특위) 위원으로 선임된 전원책 변호사의 '통합전대' 발언으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전 변호사가 '사견'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21대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당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선 정계개편 이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전 변호사가 언급한 '통합전대'가 실현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핵심 열쇠는 한국당의 인적 쇄신 성패 여부와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 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내부 상황이다.
한국당의 인적 쇄신은 당의 '자강'이라는 목적 이외에도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에게 합류 명분을 제공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인적쇄신으로 특정 계파를 축출하는 데 성공한다면 '통합전대' 확률도 높아진다. 바른미래당 내부 상황은 이런 전망에 힘을 더한다. 바른미래당이 출범한 지 8개월이 됐지만 유승민계·안철수계 간 내홍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또 유승민 의원은 손학규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당과 거리를 두고 있고, 이언주·지상욱 의원은 최근 당 지도부가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문제 논의를 재개하려 하자 강하게 반발하는 등 정체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당이 인적쇄신에 성공하고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분열로 이어질 경우 통합 전대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통합 전대론에 대해 "바른미래당의 주요 개혁적 인사들과 같이 하는 것이 한국당의 개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내부 개혁이 쉽지 않아 외부와의 연대로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미 범보수 진영 통합을 위해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김병준 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회동을 하고 범보수 통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위원장이 보수 통합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범보수 통합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민주평화당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당의 주도로 통합전대가 이뤄진다면 평화당도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특히 일부 초선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몇 가지 정계개편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을 이탈할 경우 국민의당 출신들과 제 3지대를 형성하는 시나리오, 더불어민주당 중심의 통합논의에 합류하는 시나리오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계개편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이전까지는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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