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권력 동원한 가짜 뉴스와의 전쟁… 표현의 자유 위축돼"

[ 김미경 기자 the13ook@ ] | 2018-10-10 18:11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 국감

문재인 정부의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근절 대책이 공권력을 동원한 표현의 자유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정감사에서는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뿐만 아니라 정의당까지 나서 정부의 과잉대응에 우려를 나타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를 막아야 한다고 엄호했으나 당내에서도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태규 바른미래당은 "가짜뉴스를 공권력 처벌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에 어떤 비난도 하지 말라는 대국민 경고·위협으로 들린다"면서 "가짜뉴스에 대한 기준과 범위 등을 정하더라도 사회적 합의가 아닌 공권력을 앞세운다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위헌 판결을 했던 과거 헌법재판소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은 "가짜뉴스가 문제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이전 정부도 법률적으로 판단하지 못한 문제"라며 "헌재나 다른 수사기관이 과거 (가짜뉴스와 관련해) 어떻게 결론을 냈는지 검토한 뒤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정의당도 가짜뉴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민주국가에서 허위조작정보를 어떻게 국가가 나서서 잡을 수 있느냐, 발상이 잘못됐다"면서 "언론의 자유를 위해 싸웠던 이 총리가 가짜뉴스를 사회적 공적으로 지목하고 검경의 신속한 수사와 처벌을 요청했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각을 세웠다. 이어 "가짜뉴스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사고 당시 가장 먼저 유언비어 소탕작전부터 했던 박근혜 정부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의 제윤경 의원도 가짜뉴스 대책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제 의원은 "허위조작의 기준이 정부가 듣기 불편함의 정도에 따라 판단될 위험이 있다"면서 "정부가 절대선이라고 기준을 잡고 허위조작이라고 판가름을 하면 국민이 보기에 불편할 수 있다. 국무총리가 나서는 것보다 조금 더 냉정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언론의 자유와 비판은 폭넓게 허용돼야 하지만, 해석과 판단이 필요 없는 명백한 허위사실과 통계조작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정부를 옹호했다.

이와 관련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허위조작정보 유통이 너무 심각하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허위조작정보를 단호히 척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관계부처 간의 허위조작정보 대응 종합대책을 논의해 이달 중에 근절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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