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인 우주선 사고…미국의 우주 연구 큰 틀 변화 부를듯

[ 윤선영 기자 sunnyday72@ ] | 2018-10-12 10:58
러시아 소유스 유인 우주선 발사 실패의 파장이 적지 않다.


당장 유인 국제우주정거장(ISS)가 한동안 무인 ISS 처지가 됐다. 미국은 한동안 무인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은 물론, 자국 우주선 사업 육성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ISS을 향해 발사된 러시아 '소유스 MS-10' 유인 우주선이 추락했다.

로켓 발사체 '소유스 FG'에 실려 발사됐으나 발사 후 2분 45초 무렵에 로켓 2단이 고장을 일으키면서 우주선이 지상으로 떨어졌다.

러시아와 미국 우주인 2명은 다행히 탈출했지만 러시아 당국이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유인 우주선 발사를 잠정 중단했다. 이에 ISS가 18년 만에 처음으로 '빈집'이 될 상황에 부닥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의 IT 전문 매체인 더버지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미 항공우주국(NASA)은 ISS에 우주인이 없는 상태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을 계속 유지할 방안을 마련하고자 고심 중이다.

NASA는 미 정부가 지난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한 이후 1인당 7000만달러(약 795억원) 이상을 주고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이용해 ISS에 자국 우주인을 보내왔다.

현재 ISS에는 지난 6월 도착한 NASA 소속 세레나 아운년, 러시아 우주인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유럽우주기구(ESA) 소속 독일 우주인 알렉산드르 게르스트 등 3명이 탑승해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들은 이날 ISS로 향하던 러시아 우주인 알렉세이 오브치닌, 미 우주인 닉 헤이그 등 2명과 교대한 뒤 지난 6월 자신들이 이용한 소유스 MS-09를 타고 오는 12월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체류 인원을 당장 교체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소유스 유인 우주선 발사가 재개될 때까지 이들이 ISS에 더 체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소유스 우주선이 우주에서 버틸 수 있는 기한은 200일 정도인데 ISS에 도킹돼 있는 소유스 MS-09는 연말이면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지 200일이 된다.

현재 ISS에 체류 중인 우주인들의 임무 기간을 연장하고 소유스 MS-09를 대신해 이들을 태우고 돌아올 새로운 무인 우주선을 ISS로 발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유인 우주선 발사 재개에 대비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애초 예정대로 12월 20일에 우주인 3명을 태운 우주선을 발사할 준비도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계획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12월 이후 ISS에 우주인이 체류할 방법은 현재로써는 없는 상황이다.



90년대 후반 ISS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우주인 없이 비워둔 기간이 있기는 했으나 지난 2000년 11월 2일 이후부터는 ISS가 비었던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일단 NASA는 이 모든 상황을 감안해 ISS를 '빈집'으로 비워둘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더버지는 전했다.

NASA의 ISS 운영 관계자인 케니 토드는 "우리는 ISS가 무인 운용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선택지들에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면서도 "우주인이 없는 상황은 우리가 언제나 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우주 연구 계획도 수정이 검토되고 있다.

1960년대에 개발된 소유스 로켓은 가장 안전한 로켓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아왔다. 지금까지 130회의 성공 발사 기록을 세우는 동안 이날 사고를 포함해 5차례의 크고 작은 사고가 났을 뿐이다.

특히 유인 우주선 발사 단계나 비행 단계에서 사고가 난 건 이번이 세 번째에 불과하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지난 1975년 '소유스 18-1' 우주선이 발사 직후 로켓 발사체 3단에 고장이 나면서 비행 21분여 만에 추락한 바 있다. 이 사고로 탑승 우주인 1명은 내상을 입어 영영 우주비행을 할 수 없게 됐지만 다른 우주인 1명은 그 뒤로도 두 차례 더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뒤이어 역시 소련 시절인 1983년 2명의 우주인을 태운 '소유스 T-10-1' 우주선이 발사 48초를 앞두고 로켓 발사체에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를 겪었다.

사고 직후 지상통제센터에서 탑승자 비상구조시스템을 가동해 우주인이 탄 귀환 캡슐이 발사체에서 튕겨 나가 5분여를 낙하 비행한 뒤 발사대에서 5km 정도 떨어진 곳에 착륙했다. 2명의 우주인은 모두 무사했다.

이번 소유스 사고로 NASA가 자국 우주선 개발 사업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NASA는 내년 11월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의 계약이 종료된 뒤 소유스 대신 스페이스X와 보잉 등 미국 기업의 우주선을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유인 우주선 '드래곤'은 내년 6월, 보잉의 우주선 '스타라이너'는 내년 8월 각각 첫 유인 비행을 앞두고 있다.

드래곤 발사에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스타라이너 발사에는 보잉과 록히드마틴 합작사인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가 개발한 아틀라스 V로켓이 이용된다.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 사고로 미국이 자체 우주선 개발 일정을 더 앞당길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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