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지속땐 대규모 집회 우려
중기부 "기재부 심의서 깎인것"
최저임금 인상 문제로 촉발된 소상공업계와 중소벤처기업부 간에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불신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지난 8월 소상공인 3만여명이 참여했던 집회보다 더 큰 규모의 제2, 제3의 집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11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중기부가 연합회 회원으로 가입된 단체들에 대해 이례적으로 중앙부처·지자체를 통해 집중 조사하고 매해 연합회에 주는 지원금도 삭감하는 등 소상공인들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최 회장은 "소속단체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기는커녕 연합회 회원으로 있는 것 자체가 부담될 정도로 관리·감독은 심해지고, 중기부가 연합회에 배정하는 예산도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회장은 "이처럼 안 좋은 결과들이 계속해서 나온다면 제2, 제3의 집회를 유도하는 동력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다음 집회가 열린다면 10만명은 모일 것이며 그만큼 업계의 속이 끓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앞서 지난 5월 16개 중앙부처·지자체에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단체 활동 및 운영 여부 확인 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내 소상공인연합회와 연합회 소속 61개 단체의 등록 상태, 활동 상황, 결산보고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 같은 사실이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밝혀지자, 소상공인 업계는 정부가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요구해 온 연합회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최 회장은 "각 중앙부처별로 연합회 소속단체 현황을 파악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러한 조사로 인해 연합회 소속단체들은 '협회 정회원이 되면 이렇게 되는 것인가'하는 의구심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특히 연합회의 홍종학 중기부 장관에 대한 불신이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최 회장은 "'소상공인 업계는 아비 없는 자식'이란 얘기가 나온다. 업계가 주무부처 장관에게도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책이 성공하려면 주무부처, 장관, 정책 당사자 간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소통이 부족하고 불신이 이어지면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중기부가 연합회에 주는 정부 지원금이 2018년 25억원에서 내년도에 20억원(정부안)으로 삭감된 것도 전례없는 일이다. 최 회장은 "예산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원금이 깎이니 조직이 흔들리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연합회에 배정된 예산은 2015년 5억원에서 2016년 10억원, 2017년 15억원, 올해 25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에 대해,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소속단체 조사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26조에 근거해 실시한 것"이라면서 "연합회 지원금의 경우도 중기부에서 2019년도 예산으로 올해와 같은 25억원을 부처안으로 제출한 것이 기재부 심의에서 5억원 깎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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