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소장 정병엽)은 배형우 박사팀이 잔디의 일종인 '센티페드그라스'에 방사선을 쪼여 당뇨를 치료할 수 있는 천연물질 추출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센티페드그라스에서 항산화 기능이 뛰어난 메이신과 루테올린, 이소오리엔틴 등이 포함된 유용한 생리활성 혼합물질에 방사선을 쪼여 함량을 높여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추출물은 인슐린 수용체 변이 등으로 혈당을 조절하지 못하는 '제2형 당뇨'와 인슐린 자체를 분비하지 못하는 '제1형 당뇨', '소아 당뇨' 등 모두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한 개의 천연물질로 모든 종류의 당뇨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 결과, 인슐린 수용체가 20∼30％ 더 활성화되는 것을 규명해 인슐린 수용체가 원인인 제2형 당뇨 치료 가능성을 입증했고, 췌장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 분비가 원활하지 못한 제1형 당뇨 실험군에는 추출물 투약 후 인슐린 분비가 증가해 4시간 만에 혈당이 실험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또 고농도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에서는 인슐린 혈당조절 능력이 2∼3배 증가하는 등 항당뇨 활성효과를 확인해 당뇨 예방에도 효과가 있었다. 연구팀은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한국, 유럽, 미국, 중국 등에 등록했다.
배형우 박사는 "국내 제약사에 관련 기술을 이전해 실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독성, 안전성 테스트와 임상실험 등 후속 연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배형우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사팀이 잔디에 방사선을 쪼여 당뇨 치료에 효과가 있는 천연물질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자가 잔디추출물을 대상으로 당뇨 치료 효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