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저신용자 대출 20.5%↓
서민금융상품 연체액도 증가세
금융문턱 갈수록 높아진 2금융권
미국발 금리 상승기를 앞두고 정부가 부동산 대출을 옥죄면서 영세상공인과 저소득자 등 신용 취약계층이 '금리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은행에서 저축은행으로, 저축은행에서 대부업으로, 대부업에서 불법 사채업자의 '고금리'로 쫓겨가는 취약계층이 늘고 있는 것이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선동 의원(자유한국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위 20개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 중 저신용자 대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1만8000여명(20.5%) 감소했다. 저신용자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을 찾고 있다. 그러나 법정 최고금리가 올해 2월부터 24%로 인하되면서 저축은행들이 부실률 관리를 강화해 대출 받기가 까다로워진 것이다.
이 같은 취약계층 배제현상은 심지어 대부업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부업 신규대출자가 지난해보다 10만명 감소했다. 특히 7~10등급에 해당하는 저신용자가 22.7% 급감했다.
서민금융기관마저 저신용자에 대한 신규 대출을 까다롭게 하면서 취약계층은 사채시장인 비제도권으로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 등도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저신용자의 대출 여건이 더 나빠지고 있다"며 "결국 제도권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사금융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취약계층의 연체 리스크도 지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서민금융상품인 미소금융과 햇살론, 새희망홀씨의 연체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햇살론의 대위변제는 2016년 말 2.19%에서 올해 7월 8.1%로 급증했고, 미소금융 연체금액은 같은 기간 271억원에서 350억원으로 29% 늘었다. 새희망홀씨대출도 연체잔액이 2016년 950억원에서 올해 6월 기준 1382억원으로 45.5% 급증했다.
이에 대해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서민금융상품마저도 채무액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은 문재인 정부 들어 고용악화와 경기침체 등에 따른 민생경제와 서민가계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신용자들도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4~6등급의 중신용자들도 저축은행과 카드론 등 2금융권으로 밀려나고 있다. 2016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2년 동안 중신용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8조2000억원(5.9%) 감소했다.
또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만든 인터넷전문은행마저도 고신용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대출 중 70%가량이 1~3등급 고신용자에게 나갔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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