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가 앞선 미세공정 등을 앞세워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순수 파운드리 업체들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유일한 대항마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등에 따르면 올해 TSMC의 웨이퍼 당 평균 수익은 1382달러(약 157만원)로 2위인 글로벌 파운드리(GF)의 1014달러보다 36% 가량 더 높을 전망이다. 3위인 UMC의 경우 TSMC의 절반인 715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TSMC의 반도체 생산 능력이 다른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을 뜻한다. TSMC의 지난해 매출은 321억6300만 달러(약 36조5000억원)에 이르고,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5.9%에 이른다.
파운드리란 반도체 제조를 전담하는 것으로, 설계 전문 업체들의 주문에 따라 반도체를 만들어 주는 업체를 뜻한다. 불량률이라는 변수를 빼면 같은 웨이퍼 면적에서 더 작게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수익성 확보에 더 유리하다.
실제로 TSMC의 평균 수익이 높은 배경에는 미세공정이 크게 작용한다. 이미 7나노(㎚) 공정에 진입한 TSMC와 비교해, GF가 최근 자사 파운드리 사업의 미래 기술인 7나노 공정 개발을 무기한 중단하는 등 다른 업체들의 미세공정 경쟁력은 그에 미치지 못해서다.
그러면서 TSMC의 시장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안으로 삼성전자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화성 EUV(극자회선 노광장비) 7나노 공정 라인을 구축해 시험 가동 중이고 조만간 양산 가동 시작을 알릴 것으로 전해졌다. TSMC와 삼성전자를 빼면 인텔이 유일하게 7㎚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팀을 떼어내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한 삼성전자는 최근 2020년 3나노 공정개발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기술력을 소개했고, 퀄컴과 애플의 일부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비롯해 다수의 가상화폐 개발 업체의 주문형 반도체(ASIC칩)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업계 4위권인 삼성전자는 올해 업계 2위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IC인사이츠 측은 보고서에서 "앞으로 5년 동안 (미세공정으로)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 세 곳에 불과할 것"이라며 "TSMC와 삼성 간 경쟁이 치열해 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