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美北실무회담 난항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에서 핵 리스트 신고를 거부하고 종전선언과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핵화 로드맵을 두고 미·북 간 입장 차가 큰 상황을 입증하는 것으로,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요미우리 신문은 15일 한미일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에게 핵 리스트 중 일부라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위원장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은 양국 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스트를 제출해도 미국이 믿지 않을 것이고 재신고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면 싸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종전선언을 통해 신뢰가 구축되면 (미국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비핵화는 속도를 낼 것이며, 경제 제재 또한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 원칙을 거듭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에 출연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제재 해제를 요청했는가'는 질문에 "우리는 그런 일(제재 해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제재 해제를 준비 중이냐'는 물음에도 "아니다"라며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다만 대북 협상과 관련해 "지금까지 잘 되고 있다"면서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는 의미에 대해서는 "난 어린애가 아니다. 단지 비유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최근 대북 제재 리스트에 '세컨더리 보이콧 위험(제3자 제재) '이라는 경고 문구를 추가하는 등 대북 제재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처럼 북한은 '선 보상, 후 비핵화'를, 미국은 '선 비핵화, 후 보상'이라는 평행선을 보이고 있어 실무 협상 개최마저 불투명하다. 내달 6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하기로 한 것 외엔 현재까지 장소·일정·의제를 조율할 실무협상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측에 만남을 제안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차 미북정상회담이 두어 달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미뤄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 약속이 이뤄지기 전까지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청와대는 요미우리 신문 보도에 대해 "들은 바 없고, 북미 간에 이뤄지는 논의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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