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주식사태·직원횡령 등 불구
CEO 대다수 증인명단서 제외
각종 사건에도 고액보수 챙겨
당분간 여론 질타는 계속될듯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국내 증권사 전문경영인(CEO)들이 올해 국정감사 칼날은 피했지만, '유령주식' 사태부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책임공방, 횡령 사건까지 연이은 사고에 가시방석이다.
◇ 권희백 한화투자 대표, 'ABCP' 사태로 CEO 중 유일하게 국정감사 출석=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에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증권업계 CEO 중 유일하게 증인으로 채택됐다. 권 대표는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 부도 사태와 관련해 자리에 참석했다. CERCG가 보증한 자회사 채무의 만기 내 원금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CERCG가 보증한 다른 채권들도 동반 디폴트 위험에 빠졌고, 국내 금융투자계업계 간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다. 한화투자증권은 해당 채권 판매를 주도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채권을 발행하면서 현지 확인과 기업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한화투자증권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초유의 긴장상태에 빠졌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국정감사 리스트에 대거 이름을 올렸던 CEO들이 명단에서 빠지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는 모습이다. 그러나 연이은 사고로 도덕적 해이와 관련된 지적은 여전하다.
◇국정감사는 피했지만, 도덕적 해이 논란 여전…유령주 사태에 횡령 사고까지=특히 유령주식 사태로 이번 국정감사 출석이 가장 유력했던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조차 리스트에서 빠졌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5월 해외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과정에서 주식병합 결과를 제때 반영하지 않아 고객이 실제 주식보다 많은 주식을 내다 팔게 만들었다. 실제 고객의 보유주식은 166주였으나, 시장에는 무려 3배나 많은 665주가 매도됐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유진투자증권이 개인투자자에게 499주 매도에 대한 이득을 돌려달라고 청구했고, 투자자가 이에 불복하면서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여기다 최근에는 직원이 회사 돈을 횡령하는 사고까지 터졌다. 올 초에도 유진투자증권은모기업 유진기업에 전기단기사채를 우회 매수한 혐의로 기관경고 조치 및 과태료 2억5000만원를 부과받았다. 이에 올해 상반기 기준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증권과 함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4건의 제재를 받아 업계 최다 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건·사고에도 유증권사 CEO들은 상반기 고액 보수를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유창수 대표는 올해 상반기 잇단 제재 조치에도 14억40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받은 11억7800만원보다 3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업계에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20억2755억원), 최현만 대표(15억1900만원) 다음으로 세 번째로 높다. 최현만 대표 또한 업계 CEO 중 두 번째로 많은 보수를 받았고, 전병조 KB증권도 상반기에만 7억7700만원을 받았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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