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硏, 프랑스와 손잡았다
#. 프랑스는 1960년대부터 방사선 조사기술을 이용한 문화재 보존 연구를 시작했다. 1977년 이집트 람세스 2세 미이라를 비롯해 지중재 중세 목조 선박, 시베리아 매머드 등에 방사선을 쏘아 생물학적 손상을 막는 기술을 개발해 문화재 보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가 방사선 기술을 이용한 문화재 보존과 복원 연구협력을 위해 손을 잡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15일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원자력청 산하 방사선 전문 연구기관인 'ARC-Nucleart'와 '문화재 보존 및 복원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력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ARC-Nucleart는 1981년 설립된 프랑스 원자력청 산하 방사선 이용 문화재 보존 기술 연구기관이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 해외 원자력 기술 선진국은 문화재 분석과 보존을 위해 방사선 기술 연구를 해 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프랑스는 목조 문화재 내부에 생긴 빈 공간(공동)에 불포화 폴리에스테르 레진(UPR)을 넣어 방사선을 투과하는 즉시 굳게 하는 독보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화학물질 처리에 비해 효율이 높고 독성은 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구원은 금속이온에 방사선을 쪼여 항진균 기능을 가진 나노복합체 제조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 기술은 다른 항진균제와 달리 주입 이후 주변으로 확산되지 않는 장점을 가진다. 이에 반해 프랑스의 기술은 진균류에 의한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양국 기술을 접목하면 2차 균류 침입을 막을 수 있다.
연구원은 2016년 말 기준 국내에서 발굴된 유물은 총 180여 만점으로, 보존처리가 필요한 문화재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첨단 분석기술이 없어 현재까지 복원하지 못한 많은 문화재가 많아 관련 기술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마나 수만 년 전의 유물의 산지와 편년을 추정하는 '중성자 방사화 분석기술'을 포함해 고려청자 색 구현과 국보 숭례문 등의 단청 안료 복원에 이용할 수 있는 '뫼스바우어 분광기술', 문화재 내부에 숨겨진 또다른 유물을 찾을 수 있는 '중성자 토모그래피 기술' 등 다양한 첨단 방사선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방사선을 활용한 문화재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과 오랜 경험을 가진 프랑스와 협력을 통해 문화재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사선 응용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화재 보존과 복원 관리 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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