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프랑스 르노 마스터로 현대자동차가 독점하고 있는 국내 상용차 시장 균열의 '선봉장'으로 나선다. 기존 승용차와 비교해 부족했던 안전과 편의사양 등을 강화함으로써 국내 상용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출시 이전받은 사전계약에서도 '완판'을 기록했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르노삼성으로서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16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상용차 마스터는 지난 2일부터 약 2주 동안 실시한 사전계약에서 250여 대의 주문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올해 연말까지 남은 3개월간 판매할 물량 완판 수준이다.
앞서 르노삼성은 300대가량을 들여왔다. 프랑스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여오는 만큼 운송 기간을 고려해 준비한 물량의 80% 이상이 이미 팔린 것이다. 현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남은 2개월여 기간 동안 물량 소진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르노삼성은 수입판매로 쏠쏠한 재미를 봐 왔다. 지난 2013년 르노로부터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QM3를 국내로 들여와 '7분 완판'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작년 들여온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역시 완판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마스터로 국내 중소형 상용차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중소형 상용차 시장은 현대차 포터와 스타렉스, 기아차 봉고 등으로 한정된다. 사실상 현대·기아차의 독점이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좁은 선택지가 주어질 수밖에 없었다. 르노삼성으로서도 날로 경쟁이 심화하는 승용차 시장보다는 상용차 시장에서의 경쟁이 수월하다. 수입 중소형 상용차 시장은 국내에서 점유율이 '0%'인 만큼 무주공산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마스터에는 그동안 국내 중소형 상용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편의, 안전 사양이 적용된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과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기능을 기본으로 얹었다. LDW가 동급 상용차에 적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르노삼성 측은 설명했다. 기존 상용차의 전면부와 달리 세미 보닛 타입으로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을 확보한 점도 강정이다.
마스터는 1980년 출시된 '베테랑 상용차'다. 현재 3세대 모델이 세계 43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품질 보증기간에서도 이런 대목이 엿보인다. 르노삼성은 3년 또는 10만㎞로 마스터의 품질을 보증한다. 비슷한 체급의 국내 상용차의 보증 기간(2년 또는 6만㎞)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선 마스터S(스탠다드), 마스터L(라지) 등 2개 제품군을 운영한다. 가격은 각각 2900만원, 3100만원이다.
마스터는 출시 이전부터 르노삼성의 '구원투수'로 주목받아 왔다. 르노삼성은 올해 '신차 가뭄'을 겪으며 부진을 이어왔다. 올 들어 9월까지 국내 판매는 6만2343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1% 줄었다. 당장 올해 연말까지 폭발적인 판매 확대를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다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내년부터 연간 3000~5000대의 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르노 마스터.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가 16일 경기도 용인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마스터' 언론 공개행사를 열고, 신차 소개와 함께 상용차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김진호 르노삼성 LCV&EV매니지먼트 담당 이사(왼쪽부터), 황은영 홍보본부장 상무, 김태준 영업본부장 상무, 연제현 상품기획담당 부장이 마스터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