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들이 중고차 금융시장에서 플랫폼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중고차 금융시장 경쟁에 대거 가세했기 때문이다. 이에 캐피탈사들은 상품정보부터 거래대출까지 클릭 한 번으로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16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KB캐피탈은 올해 연말까지 중고차 애플리케이션(앱)인 'KB차차차'에 다이렉트 원스톱자동차금융서비스인 '차이지(EASY)'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번 차이지 서비스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RPA) 방식으로 구동돼 한도조회부터 약정체결까지 모든 방식이 자동화된다. KB캐피탈은 차이지를 365일 24시간 처리가 가능하도록 고도화하고, 걸리는 시간도 15~20분 내외로 단축할 계획이다.
금융사 중 가장 먼저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가동한 현대캐피탈은 지난 4월 '인증중고차 서비스'를 새단장했다. 현대캐피탈은 개편을 통해 어디서나 차량을 확인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도록 '온라인샵'을 도입했다. 온라인샵에서는 차량 내·외부 360도 리얼뷰를 제공해 매장 방문 없이도 차량을 세밀하게 살필 수 있게 됐다. BNK캐피탈도 차량구매와 판매·중고차 금융까지 가능한 중고차 유통 플랫폼 앱 'BNK오토모아'를 선보인데 이어 중고차 시세와 매물 정보, 중고차 대출까지 가능한 모바일 중고차 전용 온라인 플랫폼인 'BNK썸카'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같이 캐피탈사들이 중고차 금융시장에서 플랫폼 고도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잇따른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시장환경에서 카드사들이 캐피탈사가 주를 이루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영토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의 올해 2분기 기준 수익은 5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사들이 수많은 가맹점과 제휴를 맺을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면서 "카드사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고도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