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우려감 고조
독일·프랑스 등 대비책 분주
브렉시트 전환(이행) 기간을 오는 2021년 말까지 1년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EU 지도부와 28개국 정상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를 열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만찬 회동에서 현재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영국의 입장을 밝히며 EU 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메이 총리가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논의할 실질적으로 새로운 내용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국과 EU의 브렉시트 협상은 당초 마감시한으로 설정했던 10월 넘기게 됐다.
다만 양측은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협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했다. 메이 총리는 "아일랜드 국경문제와 관련된 견해차는 남아있지만, 영국의 EU 탈퇴 합의와 관련된 대부분의 쟁점은 해결됐다"며 "모든 사람이 질서있는 탈퇴를 위한 합의를 원한다. 향후 며칠, 몇 주간 집중적으로 협상하면 타결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대표 역시 "지난 몇 주, 며칠 동안 밤낮으로 타결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아직 거기에 이르지 못했다"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향후 몇 주 동안 차분하고 인내심 있게 계속 일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협상이 최종 무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큰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도 관측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모든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부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떠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이달 초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EU 완전 탈퇴)로 일어날 파장을 축소하기 위한 법률 초안을 공개했다.
한편 바르니에 EU 수석대표는 영국 측에 2020년 말로 정해졌던 브렉시트 전환(이행) 기간을 오는 2021년 말까지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메이 총리는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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